현대건설의 두 ‘거인’이 뭉치니 디펜딩 챔피언도 맥을 못 췄다. 190cm의 ‘국대급’ 센터 양효진(30)이 185cm의 괴물 루키 이다현(18)과 만나 공포의 센터 라인을 구축했다.
양효진과 이다현은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 시즌 V리그 2라운드 흥국생명과의 홈 경기에서 블로킹 8개를 비롯해 39득점을 합작하며 팀의 3-2(25-17 15-25 23-25 25-19 15-1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양효진은 28득점을 몰아넣으며 에이스다운 활약을 톡톡히 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외국인 선수 마야가 3득점으로 부진하며 경기 중반부터 토종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했지만 양효진-이다현 콤비와 황민경(15득점)ㆍ고예림(11득점)ㆍ황연주(9득점)의 고른 활약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5승2패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4승3패)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흥국생명은 루시아와 이재영이 각각 25득점과 19득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양효진과 이다현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이번 시즌 V리그에 데뷔한 여고생 이다현은 본인이 평소 롤모델로 꼽아온 양효진과 함께 무적의 트윈 타워을 구축했다. 지난 9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8득점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이다현은 그 기세를 이날도 이어나갔다. 1세트 초반 서브 에이스로 첫 득점을 올린 이다현은 첫 세트에만 5득점을 뽑아냈다. 이다현의 활약으로 1세트를 손쉽게 가져온 현대건설은 루시아의 공격에 무너지며 2, 3세트를 연속해서 내줬다.
한 세트만 더 뺏기면 경기를 내줘야 하는 위기 상황. 이번엔 에이스 양효진이 나섰다. 양효진은 4세트에서만 9득점을 책임지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양효진도 이다현과 함께해 블로킹의 위력이 배가 됐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세트 초반 혼자 5득점을 몰아넣으며 8-4로 점수 차를 벌려 손쉽게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현대건설은 6-9까지 뒤지며 경기를 내주는 듯 했지만 고예림과 정지윤의 득점에 이어 이다현이 결정적인 블로킹에 성공하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13-12까지 쫓겼지만, 양효진이 속공으로 흥국생명을 무너뜨리며 세트스코어 3-2의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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