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홍인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에어부산 등 일부 자회사의 처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정 때문에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LCC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항공사 운영에 따른 사업재편과 수익성에 대해 내ㆍ외부 전문가들과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개의 항공사를 소유하게 된다. 김해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에어부산은 지난해 매출 6,500억원을 기록한 국내 LCC 업계 3위 업체다. 에어서울은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LCC로, 지난해 매출 2,2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알짜 LCC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 내부에서는 에어부산 처리 방향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지주회사 HDC의 자회사이며,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HDC의 손자회사, 에어부산 등 6개 자회사들은 증손회사가 된다.

에어부산 항공기. 에어부산 제공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에어부산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44.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부산시, 넥센, 부산은행 등이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아시아나항공이 2년 내 에어부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문제는 에어부산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재매각할거란 전망이 나오는데, 이 경우 LCC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던 애경이 에어부산을 노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 애경그룹의 제주항공은 제주, 무안 등을 기점으로 하며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는 국내 LCC 1위 기업이다. 에어부산까지 품을 경우 항공기 70대 규모의 대형 LCC로 거듭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양분된 국내 항공 시장에서 '제3항공사' 지위까지 노릴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의 지분을 다른 계열사로 넘기고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패키지' 형태로 매각하고, 그 대금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 처리까지 2년 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정몽규 회장이 그 기간 동안 경영 상태를 파악하고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2006년부터 사용해온 아시아나항공의 ‘윙(날개)’ 로고를 HDC그룹에 맞게 새로 제작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금호산업에 연간 140억원 이상 지급하던 상표사용 계약도 올해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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