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견제’ 친박 설득 건너뛰어 한국당 계파 갈등 조짐도 
 바른미래당 ‘변혁’ 측도 속도 부담 “일방적 공개… 판 깨려하나” 

황교안(왼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홍보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추동하는 ‘보수 대통합’이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다.

당내에선 황 대표의 원유철 통합추진단(가칭) 단장 내정을 놓고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비박계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옛 바른정당에서 2017년 잠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런데도 황 대표가 비박계를 ‘패싱’한 채 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불만이다.

유 의원과의 협상 채널로 친박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의원을 세우려는 것을 비토하는 목소리가 비박계 중심으로 나오는 것에 ‘배경’이 있다는 뜻이다. 비박계 한 의원은 13일 “황 대표가 친박계 눈치를 너무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은 전날 황 대표에게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알기로는 유 의원과 신뢰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끼인 처지’가 된 원유철 의원은 13일 비박계의 지적을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뢰 관계가 없었더라면 유 의원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측과 두 달 동안 물밑에서 소통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황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을 (변혁이) 내심 원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변혁과 황 대표에게 신임을 받는 자신이 통합 창구의 적임자라는 취지였다.

당내 친박계가 황 대표를 전폭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유 의원에 대한 친박계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상당하지만, 황 대표는 친박계 설득을 건너 뛰고 유 의원에 손을 내밀었다. 친박 성향의 김진태 의원은 최근 황 대표를 만나 “유 의원을 꽃가마 태워 데려오는 것은 분열의 씨앗이다. 확실하지 않은 중도 표심에 호소하겠다고 하다가, 확실한 우파 집토끼가 화가 나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통합 반대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유 의원과 변혁 측도 황 대표의 일방적 속도전을 불편해 한다. 황 대표가 통합추진기구룰 설치하겠다고 발표하고 원유철 단장을 내정한 과정에서 사전 교감이거의 없었다는 것이 변혁의 주장이다. 변혁 소속인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은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 측 인사가 오히려 판을 깨고자 하는 의도가 강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보수 통합 논의 진전 상황과 관련해 미리 협의되지 않은 것들이 한국당 쪽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황 대표와 유 의원의 ‘밀당’(밀고당기기)이 가관”이라며 양측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