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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허들을 넘어서]국내 30호 신약 ‘케이캡’ 블록버스터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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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허들을 넘어서]국내 30호 신약 ‘케이캡’ 블록버스터 등극

입력
2019.11.14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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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끝>씨제이헬스케어의 적응증 확대 전략 

국내 제약업계에선 통상 연 매출액 100억원이 넘는 제품을 ‘블록버스터’라고 말한다. 지난해 기준 국산 신약 중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제품은 6개다. 올해는 여기에 씨제이헬스케어가 3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새롭게 합류했다. 씨제이헬스케어가 자체 개발한 케이캡은 지난해 7월 국내 30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출시 5개월만인 지난 7월 매출 100억원을 넘었고, 9월 기준 153억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에게는 대부분 ‘양성자펌프 억제제’(PPI)가 처방돼왔다. 이 약은 위산을 내는 세포의 특정 부위(양성자펌프)에 결합해 위산 분비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한다. 그런데 환자에 따라 약효가 나타나는 속도가 더디거나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는 점도 불편함으로 지적됐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인 케이캡은 PPI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케이캡은 위산 분비에 필요한 칼륨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게 방해한다. PPI 약과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개인간 약효 차이가 적고, 식사 전후 아무 때나 복용해도 된다고 씨제이헬스케어는 설명했다. 한국이 만든 첫 번째 P-CAB 약이라는 뜻을 담은 ‘코리아 P-CAB’의 주요 알파벳을 따 케이캡(K-CAB)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케이캡은 P-CAB 약 중에선 세계 처음으로 미란성,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모두 쓸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 내시경으로 검사했을 때 식도 점막이 손상된(미란성) 환자나 그렇지 않은 환자에게 다 처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란성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은 전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처방 비중 약 70%를 차지한다.

지난 1월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케이캡 출시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강석희 씨제이헬스케어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 제공
지난 1월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케이캡 출시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강석희 씨제이헬스케어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 제공

지난 7월 케이캡은 위궤양 치료제로도 추가 허가를 받았다. 위에 사는 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조절하는 작용에 대해서도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케이캡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 임상시험도 계획 중이다. 새로운 계열의 물질을 주성분으로 한 신약으로서 적응증(처방 가능한 질병)을 계속 확대해가며 다른 약들과 차별화하고 위 질환의 대표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전략이다.

케이캡은 2015년 개발 단계에서 중국에 9,529만달러(약 1,143억원) 규모로 수출됐다. 허가 이후에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올해 2월 멕시코와 중남미 17개국에 잇따라 수출됐다. 9월에는 동남아시아 1위 제약사 ‘칼베’를 통해 5년간 인도네시아에 케이캡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씨제이헬스케어 관계자는 “적응증을 더욱 넓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약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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