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엔진 활용한 CG제작지술과 자체 IP 주력
“한국 최고 넘어 아시아 TOP5 기업으로 키울 것”
스튜디오게일은 3D 애니메이션 기획 및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대표작으로는 ‘아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려 ‘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은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그라미의 서커스쇼’ 등이 있다.
스튜디오게일은 아이코닉스의 자회사로 지난 2008년 새롭게 출범했다. 아이코닉스의 기획물 제작은 물론 최근에는 자체 지적재산권(IP)을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아이코닉스 기획물 제작만 수주하는 것으로는 회사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게일의 신창환(50) 대표는 “4~5년 전부터는 자체적으로 애니메이션 IP를 개발해 매년 한 작품씩 선보이고 있다”면서 “디즈니 안에도 디즈니스튜디오, 픽사가 있듯이 아이코닉스 기획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들고 그 이외의 새로운 창작 애니메이션 IP를 만들어 사업 확장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튜디오게일은 애니메이션 기획부터 최종 영상까지 모든 부분을 CG제작 기술을 가지고 만들어낸다. 특히 최근에는 유니티코리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애니메이션 CG제작 과정에 유니티 엔진을 도입해 작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최적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유니티 엔진은 애초에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기술로 게임산업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영상을 빠르고 쉽게 뽑아낼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건축, 영화, 자동차 산업까지 많은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스튜디오게일은 유니티 게임 엔진을 애니메이션 파이프 라인으로 도입해 뉴미디어 시장에 적합한 영상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는 유니티 엔진을 애니메이션에 활용하고 있는 곳이 드물지만 아마 내년부터는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는 회사들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되며 스튜디오게일은 이 분야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서 지위를 확고하게 선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스튜디오게일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새로운 자체 지적재산권(IP)을 만들었던 첫 번째 작품인 ‘그라미의 서커스쇼’가 흥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대표는 그때의 실패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그라미의 서커스쇼는 국내 방송 전 해외에서 여러 가지 상도 받고 아시아 전지역에 판매돼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처참한 실패를 한번 겪고 나니까 다음에는 그때 어떤 것들을 간과했는지 돌아보고 기획, 제작 과정에 특히 더 신경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스튜디오게일은 5년 내 아시아 TOP5 기업에 드는 것이 목표다. 한국 최고를 넘어서 아시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오는 2024년까지 직원 수나 회사의 크기가 아니라 확실한 성공작품(Reference)을 가지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신창환 대표와의 일문일답.
-뽀로로가 ‘뽀통령’으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나 캐릭터의 디자인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뽀로로의 경우 기획이 시장의 니즈와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다. 기획 당시 아이들한테 억지로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교훈을 주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목표들이 잘 맞았다. 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 역시 또 다른 성공 포인트다. 뽀로로는 알다시피 큰 놀라움을 선사하는 판타지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이들 눈높이에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스토리가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른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극복해 나가면서 교훈을 깨우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려면 갖춰야 하는 필수 요소가 있다면.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치들이 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여야 한다.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 혹은 주변 친구들 모습 발견하고 거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기획할 때 그 대상을 잘 관찰하고 그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사전에 공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실제로 뽀로로 기획 당시 자녀들이 3~4세여서 아이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아이들 눈높이에서 작품을 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4차 혁명 시대를 맞았는데 애니메이션 시장에는 어떤 변동이 예상되나?
“유니티 게임 엔진을 도입해 향후 등장하게 되는 실감형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사실 아직까지 애니메이션 시장에 게임만큼 많은 자본이 모이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산업계에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제 기존의 것들을 지키기만 하면 도태된다. 그래서 우리도 최근 AI 전문기업과 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던 것들을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정확도 개선과 시간 단축에 활용하고 있다. 아마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유니티 제작기술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투자가 바로 결과를 낼 수는 없겠지만 1~2년 후에는 반드시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애니메이션계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했던 과거 애니매이션 시장에서는 애니메이션 완구 판매가 가장 큰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영상 콘텐츠 자체로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왔다. 중고등학생이나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작품, 더 많은 유저들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시장이 오고 있다. 뉴미디어 영상으로 애니메이션 영상이 주목 받고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곧 올 것이다.”
-스튜디오게일의 향후 계획은.
“결국은 두 가지다. 유니티 게임 엔진의 진일보한 CG기술로 다양한 콘텐츠 제작과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장르의 시도다. 극장용, 유튜브용 애니메이션 기술과 창의력 등 새로운 시도를 한 데 엮어서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유니티엔진을 활용한 뉴미디어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지난해부터 계속 R&D를 해왔던 부분이고 내년 1분기쯤 CJENM과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방송 될 예정이다.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영된다.”
안서진(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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