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 이후 서울 주요 단지 청약경쟁률/ 강준구 기자

서울 27개 동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서울 시내에 시세보다 싸게 내 집을 마련할 기회가 넓어졌다. 하지만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되는 터라 실수요자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60, 70점대로 높다면 상한제 적용 지역 청약을 노릴 만하다면서도 당첨에 따르는 규제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청약시장 불붙일 분양가상한제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52개 단지 6만153가구이고, 이 중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물량은 11개 단지 2만6,917가구이다. 서울에선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와 마포 용산 성동 영등포 등 8개구 27개동이 상한제 적용 지역이다.

정부는 서울 상한제 적용 단지의 경우 일반 분양가가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를 거칠 때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HUG 규제 가격이 3.3㎡당 최고 4,800만원대인 강남권의 분양가는 4,3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지고, 일부 재건축 단지는 3,000만원 후반에 분양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주요 강남권 아파트 시세가 3.3㎡당 7,000만~9,00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값 아파트’인 셈이다.

이런 정책 효과가 서울 아파트 청약상승률 상승으로 이어질 거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 상한제 적용 지역인 강남구 대치동에서 최근 분양된 ‘르엘 대치’(대치 구마을 2지구 재건축)의 사례부터가 그렇다. 이 단지는 관리처분인가를 일찍 받아 상한제 적용을 피했는데도 1순위 청약에서 31가구 모집에 6,575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올해 최고 경쟁률(평균 212.1대 1)을 기록했다. HUG 분양가 규제에 따른 분양가 하락 효과만으로도 예비 청약자들을 대거 빨아들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한제 적용 단지라면 분양가가 더 낮아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주택 분양가ㆍ전매 규제/ 강준구 기자

◇청약가점 낮다면 우회로 찾아야

이런 만큼 서울 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선 자신에게 적합한 청약 전략을 짜는 일이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60점대 후반 이상이라면 청약 안정권에 들 수 있는 만큼,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4월 이후 청약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앞서 9월 분양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의 당첨자 청약가점은 평균 69.5점인데, 이는 무주택 15년(32점), 청약통장 가입 11년(13점), 부양가족 4명(25점)의 조건을 갖춰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10월 초 분양된 역삼동 ‘역삼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당첨자 최저 가점이 63점에 이르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가점이 높거나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자격을 갖췄다면 분양가상한제 물량을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청약 점수가 높다고 무턱대고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건 금물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 지역 당첨자를 겨냥해 최장 10년간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기간 부여 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한제 아파트는 의무거주 요건 도입으로 입주 때 전세 임대를 놓기 어렵다”며 “분양 받은 후 모자란 잔금을 전세를 놓아 치르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택 기간이 짧은 30, 40대라면 분양가상한 지역 청약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우회로를 고민하는 편이 낫다. 함영진 랩장은 “가점이 30~40점대로 인기 단지 당첨이 쉽지 않거나 높은 청약경쟁률을 우려하는 실수요자라면 분양가상한제 비적용 지역이나 수도권 택지지구 청약을 노리는 게 좋다”며 “분양권ㆍ입주권 또는 입주 5년차 이내 새 아파트 구입도 차선책”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