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앞에서 ‘골퍼 전두환’ 규탄
5ㆍ18 관련 단체들이 치매를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면서도 골프를 친 전두환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사단법인 5ㆍ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개 단체 회원들은 12일 오후 2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는 전두환이 골프를 치고 그도 모자라 현장에서 광주학살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에게 망언을 쏟아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5ㆍ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가해자들을 입단속하려는 행태를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면서 “전두환의 출판물에 의한 사자명예훼손 등을 심판하고 있는 재판부는 즉각 전두환을 구속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과 제도적으로 허용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산 추징에도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림 312일 오후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열린 5ㆍ18 관련 단체들의 집회에 참가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조소진 기자
유족회 등은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세대 정문을 출발해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 전 대통령 자택까지 행진했다. 발언에 나선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5ㆍ18은 광주만의 과거가 아니라 세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모든 국민이 계속해서 기억하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대한민국의 아픈 과거”라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지난 7일 강원 홍천군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던 전 전 대통령 촬영 영상과 녹취록을 공개한 서울 서대문구의회 의원이다. 그는 “골프장에서 만난 전씨는 구순을 앞두고 있는 노인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정해 마치 60대 같았다”며 “광주에서 재판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수동 5ㆍ18기념사업회 간사는 “전두환 노태우 정호영 등 5ㆍ18 민주항쟁을 탄압한 자들은 호화롭게 말년을 즐기고 있는 반면 정작 5ㆍ18 유공자들은 빈곤에 시달리고 병마와 싸운다”면서 “정부는 전두환 일당이 숨긴 전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고 이를 유공자와 보훈단체를 위해 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5ㆍ18 관련 단체 회원들은 “두환이 광주 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전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허수아비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오후 3시 30분쯤 해산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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