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에서 학교 측의 오류로 합격자가 뒤바뀌는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수시 합격자 발표가 본격화한 이달 들어 불과 1주일 사이에 3개 대학에서 당락이 번복됐다. 더구나 일부 대학은 자체적으로 오류를 걸러내지 못하고 수험생들의 항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잘못을 발견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정부의 대입 정책 변화로 혼란스러운 시기여서 입시 관리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교육 당국과 대학은 이런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홍익대는 지난달 24일 내년도 수시모집 실용음악 전공 1차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다가 5일이 지나서야 오류를 발견하고 합격자를 재조정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5명에게는 불합격을, 불합격이었던 6명은 합격을 재통보했다. 실기고사 점수 입력 과정에서 결시자를 고려하지 않고 입력하는 바람에 벌어진 오류였다. 이달 초 동국대 수시모집 실기 전형에서도 채점 잘못으로 26명의 당락이 바뀌었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도 지난 1일 발표한 1차 합격자 명단에 오류가 생겨 합격자 발표를 정정했다. 점수 산정을 잘못하거나 입력을 엉터리로 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것도 기막히지만 이런 오류를 걸러내지 못하고 발표한 평가 시스템이 더 문제다.
얼마 전에는 육사와 공사 등 4개 사관학교가 지난해 공동으로 실시한 입학생 선발 1차 필기시험에서 잘못된 배점으로 채점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해사와 간호사관학교는 바로 조치를 취했는데 육사와 공사는 이를 알고도 바로잡지 않아 모두 43명이 불합격 처리됐다. 두 사관학교 입시 담당자들은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멀쩡한 합격자들을 불합격시켜 놓고도 1년 넘게 은폐했다는 대목에선 할 말을 잃게 된다.
동국대의 전형 오류는 불합격한 학부모의 항의를 받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육사와 공사의 은폐는 국방부에서 국감 자료를 준비하던 중 발견했다고 한다. 이런 오류와 은폐가 드러나지 않고 넘어가는 사례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입시에서의 ‘절차적 공정’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민감하다. 교육부는 입시 제도의 공정성만 신경 쓸게 아니라 전형 오류 방지 대책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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