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후 국내 항공업계 1위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선친인 ‘포니정’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신사업에 대한 꿈도 이뤄낼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향후 경영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HDC현산은 국내 최고 투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재무적투자자(FI)로 선정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 7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경쟁 컨소시엄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보다 훨씬 많은 2조5,000억원 가량의 입찰가를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31.05%ㆍ구주)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를 모두 매입하게 된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자회사도 일괄 매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HDC현산 측은 대한항공에 이어 항공업계 2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HDC현산은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을 1위 항공업체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고(故) 조양호 회장 타계로 경영 구심점이 약해진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중 2조원 이상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66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이 270% 선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HDC 본사 모습. 연합뉴스 제공

재계에서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정몽규 회장의 선친인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의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기도 한다. 정 명예회장은 최초 국산차인 ‘포니(PONY)’를 개발했고, 현대자동차에서 32년 간 몸담으며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하지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판단에 따라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 경영권을 넘겨주고, 아들 정몽규 회장과 함께 현대산업개발을 맡게 됐다.

고 정 명예회장은 이후에도 자동차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갖고 있었다. 이를 알 고 있던 정몽규 회장은 2005년 선친이 타계한 이듬해 선친의 별칭을 딴 ‘포니정 재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때문에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대상이 자동차에서 항공으로 바뀌었지만, 신사업에 대한 선친의 의지를 계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그룹 내 사업 다각화와 함께 호텔, 레저, 면세점 사업과 연계한 관광산업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8월에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도 인수했다. 또 항공업 진출을 통해 범 현대가 차원에서 자동차, 조선ㆍ해운과 함께 '육ㆍ해ㆍ공'을 모두 사업 영역에 두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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