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조선업계가 전 세계 발주 물량의 86%를 수주하며 글로벌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시행을 앞두고 국내 조선업계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 물량을 집중 수주한 영향이다.
12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5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129만CGT를 수주했다. 전 세계의 발주 물량 10대 중 8대 이상을 한국이 갖고 간 셈이다. 같은 기간 중국은 15만CGT(8척), 일본은 3만CGT(2척)을 수주했다.
지난달 수주량은 전년 동기보다 324% 늘어난 수치다. 월간 수주량이 100만CGT를 넘어선 것도 올해 처음이다. 수주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증가한 26억 달러(약 3조원)를 기록, 올해 월별 최고액을 기록했다.
한국은 올 1~10월 누적 수주량에서도 695만CGT(39%)를 기록, 중국(611만CGTㆍ35%)을 제치고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일본과 이탈리아가 각각 233만CGT(139척ㆍ13%), 114만CGT(15척ㆍ6%)로 그 뒤를 이었다.
LNG 운반선이나 LNG를 연료로 하는 LNG선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10월 누계 기준 한국 조선업계는 LNG운반선 35척 중 3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1척 중 13척, 초대형컨테이너선 26척 중 16척 등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카타르가 40~60척, 모잠비크에서 15~16척의 LNG선을 발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방한한 사아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LNG선 60척을 발주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터 IMO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대폭 낮추기로 하면서 LNG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형 LNG 프로젝트 시행과 국제 환경규제 시행에 따른 친환경선 발주 등의 영향으로 한국 수주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