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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군수님 땅 앞 산길 확포장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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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군수님 땅 앞 산길 확포장 “특혜” 의혹

입력
2019.11.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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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하나 없는 곳에 3억 들여… 엄태항 군수 일가족 소유한 태양광발전단지 앞까지 농로 확장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남애마을에서 늘뱅이로 가는 산길. 군이 확포장 공사를 추진하는 이 도로의 종착점이 엄태항 봉화군수 일가족 소유 태양광단지여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호기자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남애마을에서 늘뱅이로 가는 산길. 군이 확포장 공사를 추진하는 이 도로의 종착점이 엄태항 봉화군수 일가족 소유 태양광단지여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용호기자

경북 봉화군이 엄태항 군수 일가족이 소유한 태양광발전단지에 혈세를 들여 산사태 방지시설을 한 데 이어 이번엔 진입로까지 군예산으로 확포장해주기로 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혈세를 사적 이익을 위해 쌈짓돈처럼 쓴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봉화군에 따르면 군은 명호면 관창리 남애마을에서 엄 군수 일가족 태양광시설이 있는 ‘늘뱅이’까지 3억원을 들여 ‘늘뱅이 농로정비공사’를 하기로 하고 지난 9월 6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통해 실시설계업체를 선정했다. 이 공사는 현재 4,270만원에 낙찰 받은 전문업체에 의해 설계가 진행 중이다.

확장 시작구간인 남애마을 위쪽에서 태양광발전단지까지는 너비 2~3m의 급경사 산길로, 부분적으로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다. 승용차 한 대 정도가 다닐 수 있고, 중간 중간 차량 교행을 위한 여유공간이 마련된 형태다.

길이 좁지만 해당 도로 끝까지 민가가 따로 없고, 태양광발전단지와 인삼밭 뿐이어서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인삼밭도 매일같이 드나들어야 하는 작목이 아닌데다, 태양광발전단지도 관리인 한두 명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은 3억원이나 들여 길이 3,000m, 너비 5m의 차량이 교행이 가능할 정도로 넓히고 정비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늘뱅이 농로정비공사의 종착지점은 산 정상으로 늘뱅이로 불린다. 엄 군수 일가가 6만5,000여㎡ 터에 태양광단지를 조성하는 곳이다. 이미 8개 태양광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엄 군수 아들 명의로 지난해 11월 개발행위 허가를 얻어 추가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터에는 며칠 전까지 엄 군수가 대표이사로 있던 태양광발전사업회사인 S업체가 부지면적 7,388㎡에 농어촌민박시설 2동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엄 군수 일가족 땅을 지나면 인삼재배 밭이 한곳 있을 뿐이다.

주민들은 “군이 추진하는 농로정비공사는 사실상 엄 군수 일가의 터에 드나들기 위한 것으로 군수를 위한 명백한 특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군은 이곳 외에도 청량산집단시설지구에서 늘뱅이까지를 잇는 광석도로확포장공사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경사도가 심하고 생태1등급으로 산림이 우거져 환경청과 협의 과정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지역 공인중개사 A씨는 “늘뱅이 태양광발전단지는 용도상 관리지역이고 청량산을 마주하고 낙동강천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광인데 도로까지 확장되면 토지가격이 현재보다 5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하 봉화군 새마을과장은 “청량산 집단시설지구 근처와 관창리 일원에 루지체험장과 트레킹 코스를 개발 중인데 이와 연계하기 위한 도로이지 특혜성이 아니다”며 “공사는 두 가지 사업 추진이 확정되는 시기로 늦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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