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이자 두 아이의 엄마가 히잡을 쓰고 온라인 성인용품 광고에 등장하자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이 술렁거렸다. 그는 팔로워 약 14만명을 거느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유명인(인플루언서)이다.
12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치트라 아유 무스티카씨는 11일 한 온라인 성인용품 사이트에 자신의 저서 ‘검열 받지 않은(Uncensored)’을 홍보하면서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면 특정 업체의 콘돔 한 상자와 기능성 윤활제 등 성관계용품(Joy Kit)을 사은품으로 준다는 광고를 올렸다. 히잡을 쓴 자신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치트라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유 수유와 산후 성관계 같은 대담한 주제의 글을 올리고, 성관계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부 네티즌은 성문제를 대놓고 드러내는 것에 대해 불편해 했다. 특히 히잡을 쓴 모습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내 취미는 여행, 그의 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적지’라는 치트라씨의 책에서 따온 광고 문구도 지적했다. 이런 반응들을 의식했는지, 이후 광고에서는 히잡 쓴 치트라씨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보도했다.
그러나 치트라씨 편이 더 많았다. 인스타그램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획기적인 통로이고, 치트라씨는 많은 사람들이 감히 꺼내지도 못하는 주제인 산후 성관계에 대해 토론의 장을 열었을 뿐 아니라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모유 수유 비법 등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히잡을 쓰면 콘돔 광고도 못 하나, 히잡을 쓰면 피임약을 사는 것도 허용되지 않느냐”고 치트라씨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히잡 쓴 여성들이 성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는 견해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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