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단체 반발ㆍ사과 촉구에도… “일제 강제동원 문제 마무리 짓자” 
일본·멕시코를 순방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숙소에서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 제공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현지시간) 일제 강제징용ㆍ위안부 피해자 단체들의 반발에도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자신이 제안한 ‘1+1+α’(한일 기업과 양국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 모금) 방안에 대해 “일본 정계인사들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 참석 차 멕시코를 방문했던 문 의장은 이날 경유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1+1+α 방안에 대한 일본 정계 반응을 이같이 전했다.

문 의장은 5일 일본 와세다대학 특강에서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종결하자고 주장하며, 1+1+α로 피해자들의 위자료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1+1+α는 한일 기업과 양국 국민의 자발적 기부금, 화해와 치유 재단 잔액 60억원을 합쳐 기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 기금은 한국정부가 출연하는 기구가 운영하고, 그 대신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은 변제된 것으로 간주하자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비공식적으로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낫 배드(Not badㆍ나쁘지 않다)’라고 표현했다”며 “일본 정계 인사들이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좀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 방문 전 일본에서 만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구상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일본 기업이 기금 재원이 되는 기부를 하더라도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문 의장은 설명했다. 3~6일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 참석 차 일본 도쿄에 머물며 만난 일본 정계ㆍ학계ㆍ언론계 인사 10여명도 자신의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소개했다.

문 의장은 일본 기업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 “다 (돈을) 내겠다고 한다. 다만 ‘배상’으로 불법 행위라고 (인정)하는 것만 곤란하다는 것”이라며 “전범 기업부터 하나도 안 빼고 참여 의사가 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또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개인청구권을 주장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소송 역시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안부, 군인ㆍ군무원을 포함해 일제 강제동원에 대한 모든 문제를 실질적으로 이 방안으로 마무리 짓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해자 단체들이 반발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제안만 거듭 강조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남지역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추진위원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문 의장의 사과와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건립추진위는 “일본의 사죄 없는 위안부 해결방안은 모욕”이라며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보다 더 굴욕적이다. 피해자 자국민에게 일제 전쟁범죄의 책임을 묻다니 (문 의장은) 제정신인가”라고 반발했다.

문 의장이 방안을 제시한 이튿날인 6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74년간 고통 속에 싸워 온 피해자들의 의견을 한 번이라도 물어봤다면 이런 제안을 할 수 없다”며 문 의장을 비판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도 “가해국 정부의 입장만을 고려해 화해와 치유 재단 잔여 기금까지 포함해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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