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연구원, 라디오 인터뷰 진행
내년 3월 자세한 조사결과 발표 “日 거짓말 낱낱이 폭로할 것”
지난달 13일 일본을 강타했던 태풍 하기비스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인근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사고 전보다 최대 2,000배 넘게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능 물질이 안전하게 제거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이를 조사한 전문가는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직전인 내년 3월 자세한 결과를 발표해 일본 정부의 거짓말을 낱낱이 폭로하겠다고 경고했다.
방사능 전문가인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연구원은 1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원전) 사고 전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수치를 보면 시간당 0.04마이크로시버트(µ㏜)였는데 특정 지역을 봤을 때는 2,000배 넘게 올라가는 아주 고농도 방사능이 검출된다”며 “일상적인 지역에서 이렇게 높은 방사능 수치가 검출된다는 건 전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버니 연구원은 최근 일본 후쿠시마를 방문해 다카세(高瀬)강과 인근을 집중 조사했다. 이 강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산에서 내려온 방사능 물질로 상당히 오염됐고, 일본 정부에서 제한접근지역으로 지정해 놓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모두 통과하고 있다. 버니 연구원은 조사 결과 “태풍 전에는 방사능 수치가 높지 않았는데 태풍이 오고 나서 특정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아주 많이 올라간 곳들이 있다. 태풍으로 재오염이 있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물질 제염을 성공적으로 끝내 안전하다며 대피한 주민들을 다시 살게 하고 있다. 버니 연구원은 “산이나 숲의 방사능 물질들은 200~300년은 갈 것”이라며 “태풍이 불거나 하면 방사능 물질이 논, 도로, 인도 등 다른 곳으로 퍼진다”고 반박했다. 그는 “사고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자꾸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큰 문제인데 일본 정부는 직시도 하지 않고 쉬쉬해서 덮으려고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버니 연구원은 일본 정부에 최소한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말아야 하며, 방사능 물질의 태평양 방류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 정부에 “국제 사회와 일본 국민에게 좀더 정직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안전하다’, ‘이제는 괜찮다’고 알리는 비정상적인 선전을 중지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피 명령을 해제해 주민들을 다시 거주하게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접근제한구역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별 방사능 수치를 포함, 자세한 보고서를 만들어 도쿄올림픽 성화봉송을 시작하는 내년 3월쯤 발표할 계획이다. 버니 연구원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일본 정부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낱낱이 파헤쳐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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