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50㎞대 비행… ‘대만 거쳐 필리핀’ 겨울나기 이동경로 최초 확인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의 전남 해남과 전북 고창, 동중국해, 대만, 필리핀을 지나는 겨울나기 이동경로가 최초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 전남 영광군 칠산도에서 태어난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제361호)의 이동 경로 추적 결과, 이들이 전남 해남군과 전북 고창군 연안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겨울을 나기 위해 동중국해를 지나 대만과 필리핀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애초 연구소는 지난 6월 27일 노랑부리백로 두 개체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다. 이 중 한 개체는 10월 29일 전남 해남군 인근 갯벌을 떠난 뒤 평균시속 54㎞ 속도로 제주도 상공을 지나 약 1,215㎞를 비행해 다음날인 30일 대만 북동쪽 신베이시 해안습지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다른 한 개체는 지난달 30일 전북 고창군 연안 갯벌에서 출발해 평균시속 51㎞ 속도로 약 1,477㎞를 비행해 다음날인 31일 대만 타이난 지역에 도착해 하루 머물렀고, 다시 1,340㎞를 이동해 다음날인 11월 2일 필리핀 산토 토마스 강 하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랑부리백로는 전 세계에 2,600~3,400마리 정도만 생존하고 있다. 그마저도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세계적인 보호가 절실한 종이다. 전남 영광군 칠산도 번식지는 천연기념물 제389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해풍과 3만 여 마리에 이르는 괭이갈매기 번식으로 식물이 고사하고 토사가 유실되는 등 자연훼손으로 번식 여건이 계속 열악해지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노랑부리백로와 번식지를 함께 보존하기 위한 번식지 복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칠산도 번식지뿐만 아니라 노랑부리백로가 겨울을 나는 대만이나 필리핀 월동지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관리방안 수립과 관련기관과의 공조를 위해 현지조사단을 구성하여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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