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었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0일 오후(현지시간) 결국 하야를 발표했다. 대선 불복 시위가 3주간 지속된 결과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국가의 안정을 위해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10일 미주기구(OAS)가 10월 20일 대선에 대한 조사결과 투개표 과정에서 부정선거 사례가 산적해 있었다고 발표한지 몇 시간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의회에 사임 서한을 보냈다”며 사퇴를 공식화했다. 또 “형제자매들에 대한 공격과 방화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직전에는 재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선거최고 재판소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결정적인 사퇴 계기는 군부의 총사령관이 모랄레스가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국영 TV에서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모랄레스의 무리한 4선 연임 욕망은 지난 달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순간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불러오면서 치명적인 반대시위와 사회적 갈등을 폭발시켰다. 결국에는 국제기구, 시민사회, 군부까지 등을 돌리면서 집권 약 14년만에 불명예 퇴진으로 마무리 됐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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