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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담당’ 日 기자 “아베, 작년 9월 한일회담 후 불신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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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담당’ 日 기자 “아베, 작년 9월 한일회담 후 불신 생겨”

입력
2019.11.10 18:37
수정
2019.11.10 18:5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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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취재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NHK 정치부 기자 겸 해설위원이 월간지 기고를 통해 아베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품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이 계기였다고 주장했다. 한일 및 한미 정상 간 대화 내용이 다수 포함됐는데, 사실 여부를 차치하고 외교 관계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상 간 대화 내용을 자국 논리에 맞춰 흘리는 것은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타 아키코(岩田明子) 기자는 월간지 ‘문예춘추’ 12월호에 기고한 ‘아베 신조 vs. 문재인 격돌 900일’이란 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품었던 아베 총리가 등을 돌린 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2017년 9월 러시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강제동원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했으나, 2018년 9월 “박근혜 정권의 사법 개입이 밝혀져서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베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에 불안을 품게 됐다는 내용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아베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셔틀외교를 부활시켜 적절하게 관리하자”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일본과는 전략적 관계만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친구다. 북한에 대해서는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 불안감을 갖고 있었으나, 회담 후 “의외로 냉정한 대화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너무 무르다. 북한이 대화를 요구하는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신조가 문 대통령에게 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날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대화를 요청하는 듯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했으나, 문 대통령은 “압력보다는 대화의 장에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대북 압력 강화를 둘러싸고 미일과 한국 간에 틈이 벌어졌다고 이와타 기자는 주장했다.

그는 또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 대해 북한의 안색만 살피는 한편, 주변을 예스맨들로 채우며 국내 정치를 냉정하게 통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임명이 강행됐을 때 아베 총리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직접 본 듯이 묘사했다. 지난달 24일 일본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막걸리를 선물 받은 아베 총리가 “감사합니다. 내가 좋아합니다”라고 인사를 전달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는 한국의 일본산 맥주 불매운동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한 빈정거림’을 담은 표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판결의 대항조치인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선 한국 기업에 의한 전략물자의 무허가 수출과 북한 환적 등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는 등 자국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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