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루히토 일왕 즉위 카퍼레이드 축하 인파 속 열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 카퍼레이드 축하 인파 속 열려

입력
2019.11.10 16:24
수정
2019.11.10 16:27
0 0
10일 도쿄에서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연도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답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10일 도쿄에서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연도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답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에서 나루히토(德仁) 제126대 일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10일 도쿄(東京)에서 진행됐다. 일왕의 도심 카퍼레이드는 1990년 현 상왕인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즉위 이후 29년 만으로, 이를 구경하기 위해 운집한 시민들은 일본 국기를 흔들며 새 일왕의 즉위를 다시금 축하했다.

이날 오후 3시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를 태운 오픈카가 궁내청 직원들의 박수와 배웅 속에 고쿄(皇居) 궁전을 출발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검은색 연미복, 마사코 왕비는 티아라 왕관에 흰 드레스 차림이었다. 이들을 태운 오픈카가 고쿄 정문을 지나 모습을 드러내자, 고쿄 앞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민들은 환호성과 함께 국기를 흔들었고, 일부는 휴대폰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약 400m에 이르는 퍼레이드 행렬은 경시청 사이드카들이 일왕 내외가 탄 오픈카를 둘러싸 호위했으며 그 전후엔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내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정부 관계자가 탄 차량 등을 포함해 총 46대로 편성됐다. 퍼레이드는 시속 10㎞의 속도로 니주바시(二重橋)앞 사거리-경시청-국회 정문-아카사카미쓰케(赤坂見附)교차점을 지나 일왕의 현재 거처인 아카사카고쇼(赤坂御所)에 이르는 4.6㎞ 구간에서 약 33분간 진행됐다.

시민들은 국기와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면서 만세를 외쳤으며 일왕 내외는 미소를 띤 얼굴로 일일이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마사코 왕비가 환영 인파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훔치는 장면도 포착됐다. 왕실 악대는 퍼레이드 출발과 도착 지점에서 지휘자 기타하라 유키오(北原幸男)가 작곡한 봉축곡인 ‘레이와’(令和)를 연주했다. 일왕 내외의 차량 탑승부터 아카사카고쇼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릴 때까지 전 과정은 NHK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일왕 내외가 탑승한 오픈카는 전체 길이 약 5.3m, 폭 약 1.9m, 높이 약 1.4m로, 토요타자동차의 세단 ‘센추리’를 개조한 것이다. 일왕 내외가 앉은 뒷좌석은 앞좌석에 비해 4㎝ 높였고 등받이도 25도로 조정, 연도의 시민들이 일왕 내외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도록 했다. 1990년 아키히토 일왕 즉위 퍼레이드에선 영국제 롤스로이스가 사용됐다. 그러나 이를 재사용하는 데에 1,000만엔 정도의 수리비용이 소요되고 외제차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감안해 국산차로 교체했다.

10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도쿄에서 열린 가운데 축하 군중 속에 일왕 내외를 태운 오픈카가 고쿄를 나서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10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도쿄에서 열린 가운데 축하 군중 속에 일왕 내외를 태운 오픈카가 고쿄를 나서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당초 지난달 22일 대내외에 즉위를 선포하는 의식인 ‘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即位禮正殿の儀) 직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동일본지역에 발생한 대규모 인명피해를 감안해 연기됐다. 퍼레이드 시간도 당초 오후 3시 30분에서 30분 당겨졌는데, 약 3주 연기에 따른 일몰시간과 기온을 고려한 것이다. 지바(千葉)현에서 왔다는 와타나베 준야(渡邊純也)씨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전날 오후 6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일생일대의 행사인 만큼 일왕 내외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축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9일 도쿄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일본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9일 도쿄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일본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경시청은 이날 오전 7시부터 2만6,000명의 경찰을 동원해 고쿄 주변과 퍼레이드 구간에 대한 교통 통제를 실시했다. 경찰은 총 40곳의 수하물 검사장을 마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퍼레이드 구간 부근의 나카다초(永田町)역과 아카사카미쓰케(赤坂見附)역 등 4개의 지하철역의 일부 출입구가 봉쇄됐고 역내 사물함 사용이 금지됐다. 1990년의 퍼레이드를 전후해서는 도쿄도(東京都) 인근에서 천황제 반대 단체들의 방화와 사제폭탄 폭발 등 36건의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안전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당시 운집한 환영인파는 총 1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전날 고쿄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제전에서는 나루히토 일왕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국민의 행복을 기원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더한 발전과 세계의 평화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제전에는 아베 총리와 국회의원, 경제계 인사와 일반인 등 총 3만명이 참가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