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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허들을 넘어서] AI 활용, 실험 없이도 혁신신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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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허들을 넘어서] AI 활용, 실험 없이도 혁신신약 개발

입력
2019.11.11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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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JW중외제약의 퍼스트 인 클래스

지난 9월 JW중외제약은 중국 제약그룹 심시어 파마슈티컬의 계열사 난징 심시어 동유안 파마슈티컬에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URC102’를 수출했다. 총 계약금액은 7,000만달러(약 836억원)다.

통풍은 요산이 너무 많이 생성돼 생기는 ‘과다생성형’과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는 ‘배출저하형’으로 나뉜다. 환자의 약 90%가 배출저하형이지만, 기존 약이 부작용 때문에 처방이 제한돼 신약에 대한 수요가 높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URC102는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배출저하형 통풍에 유효한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왕펭 심시어 개발총괄책임자는 “URC102는 ‘베스트 인 클래스’(같은 계열 물질 중 최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JW중외제약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JW1601’를 덴마크 제약기업 레오파마에 수출했다. 총 규모는 4억200만달러(약 4,500억원)다. JW1601은 아직 신약개발 초기인 동물실험 단계다. ‘갈 길이 먼’ 신약 후보물질이 막대한 규모의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은 건 ‘퍼스트 인 클래스’(같은 계열 물질 중 최초)이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뜻이 담긴 퍼스트 인 클래스는 ‘혁신신약’이라고도 불린다. 기존 아토피피부염 약이나 약으로 개발 중인 다른 물질이 대부분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 위주인 데 비해 JW1601은 염증과 가려움증을 동시에 억제한다는 점에서 혁신신약으로 평가받는다. 또 지금까지 출시된 약이 모두 연고나 주사 형태인 것과 달리 JW1601은 먹는 약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퍼스트 인 클래스다.

서울 서초구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고속 스크리닝 시스템으로 Wnt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화합물을 선별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서울 서초구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고속 스크리닝 시스템으로 Wnt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화합물을 선별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JW중외제약은 1983년 중앙연구소 설립 이후 계속해서 베스트,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 연구에 집중해왔고, 그 과정에서 독창적인 시스템을 확보했다. 자회사 C&C신약연구소에 구축해 놓은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에는 직접 실험을 하지 않고도 수많은 화합물 가운데 질환 특성에 맞는 신약 후보물질을 골라내는 인공지능 기법이 적용돼 있다. 클로버는 지금까지 통풍, 아토피피부염뿐 아니라 암, 면역질환 치료제 등 9가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냈다.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는 또 다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생체 현상을 조절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본뜬 화합물 2만5,000여종이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주얼리’, 세포 안팎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Wnt)에 작용하는 화합물을 선별하는 ‘고속 스크리닝 시스템’이다. Wnt는 최근 암과 관련된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Wnt의 경로를 조절하는 물질을 발굴해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고, 탈모와 치매, 피부·근육 재생 분야로도 R&D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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