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대상 부지 전부 힌두교에 주고, 이슬람교는 대체지 받으라”
9일 인도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의 ‘아요디아 사원 분쟁’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뉴델리 대법원 청사 앞에 취재진을 비롯한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뉴델리=AP 연합뉴스

인도 대법원이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아요디아 사원 분쟁’에서 힌두교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두 종교 세력 간 유혈 충돌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CNN방송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이날 “아요디아 사원 부지는 본래 힌두교의 소유”라며 “해당 부지 2.77에이커(1만1,000㎡) 전체를 힌두교 측에 건네고, 이슬람교 측은 모스크를 짓기 위한 5에이커(2만㎡)의 대체 부지를 받도록 하라”고 선고했다. 앞서 인도 고등법원이 지난 2010년 소송 대상 부지를 힌두교와 이슬람 단체가 각각 2대 1 면적으로 나누라고 했으나, 대법원은 이 같은 분한 판결이 잘못된 것이라고 본 셈이다. CNN은 이번 판결에 대해 “(5명의) 대법관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라며 “인도 최대의 토지 분쟁 중 하나가 종식됐다”고 전했다.

인도 북무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아요디아시는 이 나라 종교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된다. 힌두교는 이곳이 라마(비슈누신의 일곱 번째 화신)의 탄생 성지이며 원래 사원이 존재했으나, 16세기 초 무굴제국 초대 황제 바부르가 ‘바브리 이슬람사원’을 세웠다고 주장해 왔다. 인도에서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대표하는 라마는 인도인이 가장 사랑하는 신 가운데 하나다. 힌두교는 때문에 이곳에 라마 사원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슬람교는 ‘라마의 탄생지인지 확실치 않다”고 맞서 왔다.

두 종교가 이견으로 부딪치는 가운데, 1992년에는 과격 힌두교도들이 바브리 모스크를 파괴, 유혈 충돌이 발생해 무려 2,000여명이 숨지는 비극까지 일어났다. 결국 양측은 2002년 소송을 냈고, 8년 후 고등법원이 누구의 승리도 패배도 아닌 ‘분할 판결’을 내리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다. 대법원은 이날 “고고학 조사 결과, 바브리 사원 구조물 아래에 힌두교 사원 유적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힌두교 사원을 건설하도록 해당 부지를 신탁에 넘기도록 하라”고 최종 판단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 오랜 토지 분쟁이 이렇게 법적으로 일단락됐음에도 현지에선 무력 충돌을 비롯,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 경찰은 뉴델리 대법원 주변과 아요디아시에 경찰 수천명을 배치하는 등 전국의 보안을 강화하고 나섰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력 충돌을 선동하는 글을 게시한 사람 등 500명 이상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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