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경문(61) 대표팀 감독은 한국 야구의 최대 강점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어느 국제 대회에 나가도 팀워크는 한국이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31ㆍLG)도 “예전에 비해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 단언했다.
실제 대표팀 분위기를 보면 왜 팀워크가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경기마다 안타를 친 선수들은 각자 다양한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대표팀에서 현재 선보인 세리머니는 총 네 가지다. 한국시리즈 기간 두산이 ‘기억에 남을 순간을 담자’는 의미의 셀피 세리머니, 키움의 ‘K’를 손가락으로 펼쳐 보이는 세리머니, 더그아웃에 있는 동료를 향해 손을 흔드는 LG의 ‘안녕’ 세리머니,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심장소리를 의미하는 NC의 ‘심장 박동’ 세리머니다. 이는 다른 팀들의 더그아웃에선 볼 수 없는 한국 대표팀 만의 진풍경으로, 단기전에서 팀 분위기를 띄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반드시 특정 세리머니를 해야 할 의무는 없다. ‘통합 우승 두산의 좋은 기운을 받도록 셀피 세리머니를 하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선수 개인의 자유에 맡기기로 했다. 다만, 어떤 세리머니를 하든지 더그아웃에 있는 동료들은 안타를 터뜨린 선수와 같은 포즈를 취하기로 했다. 김현수는 “통일하지 않았다”면서 “각자 하고 싶은 걸로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처음엔 셀피와 K세리머니가 대세였다. 대표팀 타선은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과 키움 선수들이 주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새로운 세리머니가 나왔다. 김현수는 첫 안타를 친 뒤 LG의 팀 세리모니인 ‘안녕’을 선보였고, 연습경기부터 1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박민우(26ㆍNC)도 7일 캐나다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한 뒤 NC의 트레이드 마크인 ‘심장박동’ 세리머니를 펼쳤다. ‘박동’은 올 시즌 NC의 캐치프레이즈다. 김재환(31ㆍ두산)은 이날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업그레이드된 셀피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민병헌(32ㆍ롯데)의 경우, 소속 팀과 상관 없는 ‘안녕’을 하거나, 양손 엄지와 검지를 치켜세우는 자신만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박민우는 “(같은 소속팀인) 양의지형과 ‘NC 팬들이 보고 있으니까 우리도 NC 세리머니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는데 결국 적시타를 쳤다”면서 “동료들이 자꾸 더 시키는 바람에 가슴을 너무 많이 쳐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라며 웃었다.
한편, 대표팀은 8일 쿠바와 C조 예선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앉아서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난적’ 캐나다가 이날 최약체 호주에 1-3으로 패하면서 두 팀은 1승2패로 동률을 이뤘다. 따라서 호주, 캐나다를 잇달아 제압하고 2승을 거둔 대표팀은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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