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본 입찰 마감일인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대기업의 ‘깜짝 입찰’은 없었다. 예상대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KCGI-뱅커스트릿 3개 컨소시엄만 본입찰에 참여했다. KCGI 컨소시엄은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HDC현대산업개발과 애경그룹의 ‘2파전’ 양상이다. 최종 결과는 이르면 일주일 후에 나올 예정이다.

7일 투자은행(IB) 및 금호산업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날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본입찰의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은 본입찰 서류를 검토해 1∼2주간의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후 다음달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IB업계에서는 본입찰 마감 직전까지 SK, GS, 신세계, 한화 등 대기업의 입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HDC현대산업개발, 애경그룹, KCGI 등 세 곳의 컨소시엄만 참여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31.05%)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를 모두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종가 기준 구주 평가액은 약 3,647억원이다.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자회사 경영권 프리미엄과 채권단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 등을 포함하면 총 인수가액은 ‘1조5,000억원+알파’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_신동준 기자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은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인수금융단으로 선정해 자금조달을 준비했다. 애경그룹의 자체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규모는 2,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스톤브릿지, 한국투자증권 등은 1조원 이상의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또 제주항공을 14년 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로 운영한 경영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자금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현대산업개발 단독으로 조달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약 1조6,000억원이고, 미래에셋은 국내 1위 투자회사다.

M&A 업계에선 구주 입찰가를 높게 쓴 쪽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주와 신주 배점 비율이 1대1로 동등하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절반에 불과한 구주에 가중치가 더 높게 매겨졌기 때문이다. 신주 입찰가는 산업은행이 하한선을 8,000억원으로 제시했고, 구주 입찰가 하한선은 시장가 수준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 따르면 정확한 입찰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은 구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신주에서 상대방보다 많은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본입찰 유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항공업이 불황인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내년 3월 45일의 운항 정지 처분을 받는 등 영업 환경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9조6,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규모도 인수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만약 본입찰이 유찰되거나 매각이 지연돼 내년으로 넘어가면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에서 산업은행으로 넘어간다”며 “이 경우 계열사 분리 매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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