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에 2G 서비스 종료를 신청했다. 아직 2G를 쓰고 있는 SK텔레콤 가입자 약 57만5,000명은 이제 3G나 LTE, 5G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연내 2G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던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휴대폰 구매 지원금 제공, 통신 요금 할인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G 가입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환하면 되고, 011, 017 등 번호는 2021년 6월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2G 서비스 종료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상 정부의 서비스 종료 심사는 40일 정도 걸리고 실제 회선 종료 시점은 심사가 끝난 날로부터 3주 뒤로 정한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2G 조기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 1월 초쯤에는 2G가 끊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G 가입자에게 문자, 전화, 광고 등을 통해 서비스 종료와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할 방침이다. 지원을 원하는 가입자는 SK텔레콤 매장과 고객센터, ‘T월드다이렉트’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되고 지원 프로그램은 서비스 종료 일로부터 2년 동안 가동된다.
지원 프로그램은 △30만원의 휴대폰 구매 지원금과 24개월간 매월 통신요금 1만원 할인 △24개월간 매월 사용 요금제 70% 할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SK텔레콤은 서비스를 전환하더라도 기존의 포인트, 결합할인 등 혜택은 유지하기로 했다.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통신사를 바꾸려는 고객들에게는 위약금과 남은 휴대폰 할부금 등을 면제해준다.
2G 가입자들은 011 등 ‘01X’ 번호를 유지하기 위해 2G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2004년부터 011ㆍ016ㆍ017ㆍ018ㆍ019 등 5종류의 01X 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국가 자원인 주파수와 번호가 비효율적으로 쓰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G 가입자 중 3개월 이상 전화나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 가입자 등을 제외한 실제 사용자는 전체 통신 가입자의 0.9%에 불과하다. 총 4억개에 달하는 5종류 01X 번호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통신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기에 부여해야 하지만, 2G 서비스 유지 탓에 활용하지 못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2G를 위한 01X 번호는 2021년 6월 30일 자동으로 010으로 변경되며, 서비스를 전환한 이용자들도 이 기간까지만 01X를 쓸 수 있다.
한편, 호주와 일본 통신사들은 각각 2008년과 2010년에, 미국과 대만 통신사는 2017년에 각각 2G를 종료했다. 미국 버라이즌, 일본 KDDI 등은 각각 2019년과 2022년 3G 서비스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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