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집 인원 부족해 징병제 유지 곤란” 논리
찬성ㆍ조건부 찬성ㆍ반대로 나뉘어 갑론을박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7일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여당 공식 기구의 보고서인 만큼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민주연구원은 이날 ‘분단 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라는 정책브리핑 보고서를 발표했다. 19~21세 남성 인구가 줄어 2025년부터는 징집 인원이 부족하고,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해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장기복무 정예병력으로 첨단과학기술 장비를 운용하면 국방력을 지금보다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한 보고서는 20~24세 청년들이 군 입대로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총 10조원 안팎이라는 연구 결과들을 인용하면서 사회적 비용 감소뿐 아니라 정예강군 30만 유지 시 일자리 12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병역 기피, 군 인권학대 및 부조리, 군가산점 폐지로 인한 군필자 역차별 논란 등이 자동 해결될 것이라고 썼다. 보고서는 모병제 군인 월급 수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300만원 수준이 민주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찬성과 조건부 찬성, 반대로 나뉘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우선 찬성 측은 “경제부총리가 ‘군 상비병력을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히고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를 검토하고 있다. 적정수준 봉급과 자기계발 기회를 주면 병역비리 등 많은 문제들이 자동 해결된다”(bi****)는 논리를 폈다. 이와 함께 “문제 있는 사람까지 전부 군대 보내서 사고 터지고 군 기강이 나빠지는 것보다 모병제로 운영하는 게 안보에 도움이 된다”(my****), “군은 끌려가는 게 아니라 직업적 선택으로 가는 게 시대에 맞다”(ca****) 등 의견이 이어졌다.
이대로는 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은 군 조직 쇄신, 인권 침해 방지장치 마련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조직에 대한 쇄신 없이 모병제 전환만 하면 문민통제가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le****), “우선 불필요한 장성급, 행정ㆍ관리직 병력부터 축소해라. 공익복무요원 제도도 빨리 없애고”(chu***), “모병제를 하면 ‘원해서 온 거 아니냐’며 지금보다 더 군기잡고 인권침해 일어날 듯”(Gr****) 등이었다.
반면 반대 측은 소득이 적은 사람들만 군대에 가는 새로운 신분제도가 생길 가능성과 인건비 폭증을 우려했다. 한 누리꾼(ig****)은 “결국 높으신 분들과 부자의 자제분들, 합법적으로 군대 안 가는 시대가 오겠군”이라며 “신(新)신분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jl****)은 “(월 300만원이면) 50만명 잡고 한 달에만 1조5,000억원이고 1년에 18조원인데 세금을 왕창 더 걷거나 후세를 빚더미 덮어쓰게 하려고? 내년 총선용이고 끝나면 바로 폐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핵 인질 상태에서 누가 군대 지원하겠나”(am****), “평화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300만원 줘도 안 간다”(kr****)며 안보 불안 때문에 모병제가 안 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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