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8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7일 발간한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간은 경기 상황을 ‘둔화’로 평가했으며 4월부터는 8개월째 ‘부진’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투자와 수출, 생산 등 여러 분야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9월 건설기성은 전년 대비 7.4% 감소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9월 들어 전년 대비 1.9%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축소되고는 있지만 11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9월 수출이 11.7%, 10월 수출이 14.7% 감소하면서 생산 부진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9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0.5% 증가해 8월(0.0%)보다는 다소 나아졌다. 광공업 생산은 8월 -3.3%에서 9월 0.4%로 반전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같은 기간 2.4%에서 1.0%로 뒷걸음질쳤다. 광공업생산이 반등한 것은 반도체(9.7%), 기계장비(3.2%) 등이 다소 회복한 영향이다.
다만 경기 부진이 더 심화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는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세도 멈췄다.
9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과 동일한 99.5를 기록했는데, 2017년 9월 시작된 이번 경기 하강기에서 가장 낮았던 3~4월(99.2) 보다는 0.3포인트 높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과 8월 98.4를 기록한 뒤 9월 들어 0.1포인트 오른 98.5를 기록했다.
소비 부진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9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해 8월(4.1%)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도 8월 92.5로 바닥을 친 뒤 9월 96.9, 10월 98.6으로 점차 개선되는 모양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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