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14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이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제주지검 형사 제1부(부장 김재하)는 지난 3월 2일 오전 4시에서 6시 사이 청주시 상당구 고씨 아파트에서 엎드린 자세로 침대서 잠을 자고 있던 의붓아들인 A(5)군의 머리 뒷부분을 10분 정도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고씨를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A군은 고씨의 현 남편(37)이 전 처와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제주서 할머니와 생활하다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갔다가 이틀 만에 숨졌다.

검찰에 따르면 범행 당일 고씨의 현 남편과 A군은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자고, 고씨는 감기 기운을 이유로 다른 방에서 따로 잤다. 하지만 고씨가 새벽 시간에 현 남편이 잠든 사이 몰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법의학자 감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A군의 사망은 고씨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행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현 남편의 잠버릇이 고약해 A군이 눌려 질식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고씨가 두차례 걸쳐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유산한 아이와 자신에 대한 관심보다 숨진 A군만을 아끼는 태도를 보이자 적개심을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고씨가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채 정황증거만으로 고씨를 기소함에 따라 앞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청주 상당경찰서와 청주지검은 약물검사, 거짓말탐지기, 범죄심리분석관 분석 등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고씨가 A군을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 현 남편의 모발에서 미량의 수면유도 물질이 검출됐다. 또 고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A군이 숨진 날 새벽 시간에 고씨가 깨어있던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형량을 선고하려면 두 사건에 대해 하나의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며 “의붓아들 사건을 전 남편 살해사건 재판에 병합해 심리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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