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가운데)이 관객들을 만나 연출 의도 등을 설명했다. 유수경 기자

정지영 감독이 영화 '블랙머니'를 통해 관객들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블랙머니' 시사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정지영 감독과 정철진 경제평론가가 참석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양민혁 검사(조진웅)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012년에 매각하고 떠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정지영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들의 이야기인데도 정보가 부족하고, '경제 난 몰라' 하고 외면하던 이야기다. (준비 과정이) 재밌었다"며 "덕분에 경제공부도 많이 했다. 여러분들도 신문에서 경제면은 골치 아파 잘 안 보시지 않나. 우리가 최소한의 정보는 알고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사건 당시엔 '검은 머리 외국인'도 논란이 됐다. 주식 시장에서 검은 머리 외국인은 조세 회피 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외국 자본으로 둔갑해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인 투자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정 감독은 "영화에선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를 안 썼다. 정보가 너무 많으면 그것을 캐느라 관객이 골 아프다"면서 웃었다.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가운데)이 관객들을 만났다. 유수경 기자

또한 그는 '블랙머니' 이전에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에 대해 언급하며 "'국가부도의 날'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공부했다. 속편 격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훨씬 재미있는 영화다"라고 자찬해 웃음을 자아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가공된 인물이 김혜수였다면, 이번 작품에선 조진웅이 연기한 양민혁이 가정형 캐릭터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정지영 감독은 "몇 가지 모티브, 팩트, 결과를 놓고 영화적 재미를 주면서 긴장감을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예전의 '부러진 화살'은 공판 기록이 있고 실제 인물도 만나서 사건을 따라가면 됐다"며 "'블랙머니'는 있던 사실들을 놓고 꿰어야 하니까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러다 양민혁, 김나리 캐릭터를 창조한 거다"라고 전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며 그는 "어려운 이야기라 드라마타이즈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야기가 방대하다. 할리우드 영화 '빅쇼트'를 보셨나. 상당히 어려운 내용을 다룬다. ('블랙머니'를) 어렵게 만들면 내가 생각한 목적은 실패한다. 최대한 쉽게 몇 가지 정보를 꿴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을 추적하는 주인공이 기자나 관계된 은행 직원, 경제 전문 검사로 가면 주인공은 다 알고 관객들이 뒤따라 가야 한다. (주인공이) 공부하며 관객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블랙머니' 등 실화 소재 영화를 연출하는 정 감독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묻자, "당대 지배 이데올로기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가 점검해야 한다. 적게는 사랑 문제만 봐도 시대흐름에 따라 달라지지 않나. 사회문제 실체 이면을 파헤쳐서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냐를 지켜봐야 한다"고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놨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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