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미국처럼 요란 떨지 않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아내를 생포했다고 밝혔다. 친누나 체포에 이어 알바그다디의 가족이 연이어 붙잡히면서 알려지지 않은 IS의 내밀한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대 연설을 통해 “알바그다디 아내 체포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알바그다디가 터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곧장 선전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들(미국)처럼 요란을 떨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언급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자회견 시간까지 예고하며 TV생방송으로 1시간 넘게 알바그다디 사살 내용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것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은 그러나 해당 아내의 이름과 체포 주체 및 장소, 방법 등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알바그다디에게는 적어도 4명 이상의 아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특수부대의 제거작전 당시 아내 2명도 숨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붙잡은 알바그다디 아내들 중 한 명이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서 4일 터키 정보당국은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주 앗자즈 지역에서 알바그다디의 친누나로 알려진 라스미야 아와드(65)와 남편, 며느리, 자녀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은 아와드가 가족과 함께 살던 트레일러를 급습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측은 아와드를 ‘정보의 노다지’라고 지칭하며, 알바그다디 가족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향후 대테러 전략 수립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측근인 알바그다디 아내나 누나가 테러활동에 얼마나 발을 담갔느냐에 따라 IS의 정확한 조직체계나 해외 네트워크가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IS는 최근 알바그다디 죽음을 확인하면서 새 후계자로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를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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