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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카르텔, 미국인에 무차별 총격… 오인 공격인가, 보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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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카르텔, 미국인에 무차별 총격… 오인 공격인가, 보복인가

입력
2019.11.06 17:29
수정
2019.11.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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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6명 등 최소 9명 사망… 생후 6개월 쌍둥이까지 희생돼

당국 “경쟁조직 차량으로 오해한 듯”… “처음부터 노린 것” 증언도

트럼프 “미국의 도움으로 쓸어버려야”… 멕시코는 일단 美지원 거부

4일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와 소노라주 사이의 도로에서 미국과 멕시코 이중국적을 보유한 가족들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튿날인 5일 사고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이 불에 탄 차량 잔해를 보면서 오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와 소노라주 사이의 도로에서 미국과 멕시코 이중국적을 보유한 가족들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튿날인 5일 사고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이 불에 탄 차량 잔해를 보면서 오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북부에서 미국과 멕시코 이중국적을 보유한 가족이 차량 이동 중 무차별 총격을 받아 아이 6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졌다. 양국이 모두 발칵 뒤집힌 가운데, 멕시코 당국은 마약 카르텔이 경쟁 조직의 차량으로 오인해 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초기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이에 배치되는 증언도 나와 사건 실체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전날 저녁 미국 국경과 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와 소노라주 사이의 도로에서 일어났다. 희생자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 대에 나눠 타고 치와와주 라모라 지역으로 향하던 중, 매복해 있던 범죄조직에 의해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른 영상 속의 차량들은 전소된 채 곳곳에 총탄 자국이 선명히 박힌 처참한 모습이었다.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치안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총격에 최소 3명의 성인 여성과 아동 6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동 한 명은 실종 상태”라며 “총격범들이 대형 SUV를 라이벌 조직 차량으로 오인한 듯하다”고 밝혔다. NYT는 희생된 아이들과 관련, “생후 6개월 된 쌍둥이와 4~11세의 소년ㆍ소녀들”이라고 전하며 이 사건을 ‘대학살(Massacre)’로 규정했다. 피해자 가족은 모르몬교의 한 분파가 집단 거주하는 라모라 지역에서 목장을 운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멕시코 치안장관의 언급과는 달리, 애초부터 이들 가족을 노린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모라 지역 사정에 해박한 멕시코의 한 전직 관료는 CNN에 “살해된 여성 중 한 명은 가족과 지역 사회를 마약 카르텔로부터 보호해 온 활동가”라며 “희생자들의 커뮤니티는 카르텔과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 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벌이고, 그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려야 할 때”라며 “위대한 (멕시코) 대통령의 (지원 요청) 전화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다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이런 사건들을 다루는 데 있어 외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미국의 제안을 일단 거부했다. NYT는 최근 멕시코에서 범죄 조직의 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의 잔혹함, 폭력에 대한 정부의 무력한 대응에 멕시코인들이 경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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