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청계 고분군에서 확인된 가야 고분 전경. 문화재청 제공

전북 남원 청계 고분군에서 호남 지역의 최고(最古), 최대 규모 가야 고총고분(高塚古墳)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남원시 아영면 청계리 산 8-7번지 일대에 조성된 ‘남원 청계리 청계고분군’ 발굴조사를 통해 5세기 전반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계 고분을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해당 고분은 길이 약 31m, 너비 21m, 높이 5m로 현재까지 호남에서 발굴된 고분 중에는 가장 큰 규모다. 해발 777m인 시루봉에서 동쪽으로 뻗어 내린 산 비탈면 능선 위에 있다. 고분은 본래 지형을 알파벳 엘(L)자형으로 깎아내고 다시 흙을 덮어 평평하게 만든 후에 다시 파거나, 흙을 덮음과 동시에 매장시설을 안치해 조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분의 평면 형태는 타원형으로 추정되며, 고분 방향은 능선과 나란한 남북방향이다.

매장시설은 돌덧널(석곽ㆍ石槨)로 총 3기가 알파벳 티(T)자형의 구조로 배치돼 있다. 3기 모두 도굴 피해가 심했지만 ‘수레바퀴 장식 토기’ 조각과 중국자기 조각, 그릇받침, 굽다리접시, 나무 빗 등 아라가야계 유물이 적지 않게 출토됐다.

남원 고분에서 출토된 수레바퀴 장식 토기. 문화재청 제공

이 중 수레바퀴 장식 토기는 호남에서는 최초로 발견한 사례다. 굽다리 접시 대각 위에 알파벳 유(U)자 모양으로 뿔잔 2개가 얹혀져 있고 좌우에 흙으로 만든 수레바퀴가 부착된 아라가야의 특징을 지녔다. 나무 빗은 묶은 머리를 고정시키는 용도의 작은 빗으로 일본 야요이 시대부터 많이 확인된다. 우리나라에선 부산, 김해, 고흥의 삼국 시대 고분에서 출토됐다.

남원 고분에서 출토된 나무 빗 조각들. 문화재청 제공

남원 청계리 고분군은 출토 유물로 볼 때 인근에 있는 남원 월산리 고분군이나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에 비해 빠른 5세기 전반으로 추정된다. 고분의 축조기법이나 출토유물에서 토착적인 요소(성토와 매장시설의 동시 조성, 도랑의 확인)와 외래적인 요소(T자형의 돌덧널의 배치, 아라가야ㆍ대가야ㆍ왜계ㆍ중국 유물)가 함께 보이고 있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러한 요소들은 당시 주변 지역과 활발한 대외교류를 통해 새로운 발전을 모색한 운봉고원 고대 정치체의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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