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4선인 김정훈(부산 남구갑) 의원은 6일 “당내에서 ‘특정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불출마하거나 험지로 가야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감정 생기게 누가 나가라 마라 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전날 같은당 김태흠 의원이 ‘영남권과 서울 강남 3구의 3선 이상 의원 용퇴 및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개 요구한 데 대응해 나온 첫 반발이다.
김정훈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저는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직후 당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도 아니고, 입장을 번복한 적도 없는데 그런 말들이 나와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흠 의원 기자회견은) 기준 없이 특정 지역만 거론한 것도 문제고 게다가 3선 이상 중진들은 정치를 10년 이상 한 사람들인데 누가 나가라 해서 나가고, 들어오라 해서 들어올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정치 역정에 비춰 불출마할 사람은 하고 험지로 갈 사람은 가고, 그래도 안 되면 공천 절차에 따라 교체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선인 김태흠 의원은 전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진 의원들의 용퇴를 비롯한 당 쇄신을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 구성원 모두가 기득권을 버리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도 했다.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당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중진 의원들을 정조준 한 격이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황 대표는 이날 아침 최고위원ㆍ중진의원과의 연석회의에서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국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나부터 새롭게 태어나는 혁신, 미래로 나아가는 통합을 통해서 국민 앞에 새 정치를 보여드리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밝히면서도 의원들 개개인이 혁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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