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ure 1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회용품과 다회용품 사용 실험을 한 본보 축구담당기자들. 그래픽=송정근 기자

서울과 울산의 K리그1(1부 리그) 경기가 열린 3일 ‘직관(직접관람)’을 계획한 두 명의 본보 축구담당기자가 경기장 쓰레기 줄이기 노력이 복잡하진 않은지, 노력대비 효과가 형편없진 않은지 직접 실험해봤다. 두 기자의 과제는 자신이 배출한 쓰레기 모으기였다. 다만 A기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빈 손으로 경기장을 찾아 일회용품을 활용했고, B기자는 직접 구매한 에코백에 다회용컵과 밀폐용기를 담아 경기장으로 향해 일회용품 발생을 최대한 줄여봤다.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기자가 피자를 구매하고 있다.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A기자가 일회용기에 담긴 닭강정을 받고 있다.

축구장 직관 매력의 절반은 ‘먹고 마시는 재미’다. 두 손 가볍게 경기장을 찾은 A기자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 마련된 푸드트럭에서 피자와 닭강정을 구매한 뒤 경기장으로 들어가 음료와 과자를 추가로 구매했다. 안전상 규정으로 경기장 내엔 음료가 담긴 병(유리ㆍ플라스틱)과 캔을 반입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일회용 종이컵에 음료를 덜어가니, 좌석 아래엔 전반전부터 쓰레기가 수북했다.

경기장 일회용품을 줄여보기 위해 B기자가 준비한 에코백과 다회용컵, 밀폐용기.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B기자가 밀폐용기에 구매해 온 소고기초초밥을 먹고 있다.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B기자가 맥주를 다회용 컵에 따르고 있다.

B기자의 선택은 집에서 준비한 고구마와 푸드트럭의 소고기초밥. 다만 소고기초밥의 경우 에코백에 담아온 밀폐용기에 담아달라고 요청했다. 푸드트럭 사장은 “밀폐용기에 담아달라고 한 손님은 처음이지만 일회용품 줄이는 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반겼다. 경기장 내 매점에선 맥주를 구매했다. 캔맥주는 일회용컵 대신 지난 7월 유벤투스(이탈리아) 방한 경기 때 같은 매점에서 ‘덤’으로 받은 다회용컵에 담았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올해 7~8월에 걸쳐 프로축구 8개(프로야구 3개)구단과 프로축구연맹을 통해 배포한 컵이다.

3일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한 A기자가 배출한 쓰레기량.
3일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줄인 B기자가 배출한 쓰레기량.

경기 종료 후 A, B기자가 배출한 쓰레기 양을 비교해보니 차이는 컸다. A기자가 피자 포장용기,종이컵, 과자봉지 등 다양한 종류와 큰 부피의 쓰레기봉투를 짊어 메고 경기장을 빠져나간 데 반해 B기자는 맥주캔과 나무젓가락, 고구마껍질 정도의 쓰레기만 발생했다.

쓰레기 절감을 위한 구단이나 매점운영주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다회용컵 활용은 해외 리그에선 흔하다. 생맥주를 첫 잔 구매할 때 다회용컵을 제공한 뒤 두 번째 잔부턴 첫 구매 때 받은 잔을 들고 오면 생맥주 값을 할인해주는 식이다. 올해부터 FC서울도 경기장 밖에서 자체 운영하는 음료 판매 트럭에서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장 내 매점사업자가 경기장 밖에서 이뤄지는 구단의 노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서울과 울산의 K리그1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구단이 운영하는 음료판매 트럭. 다회용컵으로 맥주를 구매할 때 할인이 적용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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