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12월 실시해온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군당국은 다만 지난해처럼 대규모 공중전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는 하지 않되, 규모를 축소한 형태로 대대급 이하 훈련을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 노력을 군사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다만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훈련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국 군 당국과 달리 미국 측이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와 같이 대대급 이하의 연합훈련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한미 군당국은 지난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북한이 ‘핵전쟁 연습’이라고 반발하는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되 대비태세에 차질이 없도록 대대급 이하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2015년부터 실시한 한미 공중전 훈련으로 2017년 북한의 대륙탄도미사일발사(ICBM) 후에 이뤄진 훈련에선 F-22 랩터 등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들이 대거 참여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비질런트 에이스란 명칭은 사용하지 않고 규모가 조정된 연합훈련을 할 계획”이라며 “한미간 입장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작년에도 명칭을 달리했고 조정된 방식으로 했다”며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굳건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공중에서 전투대비 차원에서 종합적인 훈련을 조정된 방식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당국은 이달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올해 연합공중훈련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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