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LPGA 신인왕 조아연 인터뷰
“전국 골프장을 누볐어도 여행을 못 해 아쉬웠어요, 시즌 마치면 꼭 바다 보러 부산 가야죠.”
어느 해보다 치열했던 20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 경쟁에서 1위를 확정한 조아연(19ㆍ볼빅)은 올해 자신이 원했던 목표는 다 달성해 기쁘다면서도 여행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4일 KLPGA-올포유 자선골프대회가 열린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조아연은 “프로 생활을 하며 전국 골프장을 누빈 건 즐겁고 신났지만 정작 여행할 겨를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초(월~수)엔 대체로 이동 및 연습라운드, 프로암 대회를 치르고 목요일 또는 금요일부터 대회를 치르는 일정이 봄부터 이어지다 보니 쉴 겨를이 마땅치 않다. 휴식기에도 지친 몸을 달래거나 다친 곳을 치료하고, 몸이 성하다면 훈련을 더한다.
시즌을 마친 뒤엔 뉴질랜드 전지훈련이 계획돼 있다. 스폰서 일정까지 소화하면 겨울도 금방 간다. 바다를 사랑한다는 그는 어떻게든 틈을 내 부산 여행을 가고자 한다. 조아연은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때 묵었던 숙소가 해운대 해수욕장에 있었는데, 종일 골프장에 나가있다 밤에 돌아오다 보니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며 “되도록 단짝인 조정민(25ㆍMY문영) 언니와 꼭 ‘골프채 놓고’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둘은 여름 휴식기에도 수영장으로 유명한 호텔로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갔는데, 뽀로로 퍼즐만 맞추다 잠들어 수영장 입구도 구경 못했다고 한다.
혹독한 프로 1년차를 견뎌내며 신인왕을 거머쥔 조아연은 “시즌 2승과 신인왕이란 목표를 다 이뤘기에 올해 활약에 만족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4월 롯데렌터카 오픈,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신인왕 경쟁이 싱거워지는 듯 했으나 하반기 들어 임희정(19ㆍ한화큐셀)의 맹추격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었다. 조아연은 “좋은 경쟁자가 있었기에 끝까지 느슨해지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 27개 대회에 참가해 24차례나 컷 통과하는 꾸준한 경기력을 펼친 비결로는 어릴 때부터 달리기로 다져진 체력을 꼽았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아버지 권유로 매일 30분 이상 달리고 줄넘기까지 소화했다”며 “전문적인 트레이닝 대신 기초체력을 다져왔고, 평소에 워낙 많은 연습량을 소화하다 보니 한 시즌을 무사히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조아연은 실력만큼이나 스타성도 인정받는 신인이다. 활발한 데다 궁금증이 많아 가끔 엉뚱하다는 소릴 듣지만, 경기 때는 누구보다 집중하는 승부사다. 아마추어 때부터 사용한 후원사 볼빅의 ‘핑크색 골프공’은 이제 조아연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는 “핑크색을 워낙 좋아하는데다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핑크색 공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팬클럽 ‘아연조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한 그는 “부진했던 6,7월에도 꾸준히 내 경기를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셔 힘이 됐다”고 했다. 올해 팬들에게 해준 사인 횟수도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는 그는 “모든 분들이 ‘조아연’을 떠올리면 웃을 수 있는 골퍼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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