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주 52시간제의 일률적 적용에 대한 우려를 담은 ‘4차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공

주52시간제의 유연한 적용 필요성을 강조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산업위)의 ‘4차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이 지난달 25일 발표 이후 연일 노동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4차산업위에 유일한 고용노동전문가로 참여한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도 해당 내용이 위원회 소속 일자리 전문가들이 6개월여간 논의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대통령직속위원회가 내놓은 ‘반노동적’인 대정부 권고안이 정부가 한 발짝 더 ‘친기업’으로 나아갈 기점이 될 수 있다는 게 노동계의 우려다.

황 부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전체 180쪽이 넘는 권고안의 핵심을 담아야 하는 권고문(약 10쪽)에 장병규 위원장이 (기업가로서) 개인적인 입장을 담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 52시간제 일률적 적용 등 경직된 법 적용에서 탈피해 다양화되는 노동형태를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은 전문가들이 만든 권고안 본문 내용과는 방향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가 4차산업혁명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전략 등을 심의ㆍ조정하기 위해 만든 4차산업위는 지난해 11월 2기 출범 이후 민간위원 중심으로 13개 작업반(전문가 100여명)을 꾸려 총 13개 세부분야 권고사항을 담은 이번 권고안을 마련했다. 그 중 일자리 분야는 ‘노동존중에 기반한 혁신성장 주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비전으로 플랫폼 노동자 보호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 10가지를 제언하고 있다. 그런데 일종의 요약본인 권고문에서 장 위원장이 주 52시간제 유연화 등을 강조해 논란이 됐다.

앞서 노동계는 권고문에 들어간 다른 내용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전통적 노동자와 ‘인재’를 구분하고 “인재의 해고와 이직은 4차산업혁명의 일상”이라고 밝힌 권고문 내용에 대해 “국가의 역할은 해고와 이직의 위험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에서 “4차위가 그리는 사회는 계획도, 주도권도, 통제권도 상실한 채 무한경쟁만 통용되는 사회”라고 날을 세웠다.

4차산업위는 산업혁신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 역시 주요한 과제로 봐야 하는데, 위원 구성부터 의제 선정까지 ‘쏠림현상’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해고 사태로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 문제도 불거지는 등 최근 사회적 의제로 부상한 노동시장 관련 의제를 4차산업위가 빠트려선 안 된다는 것. 황 부원장은 “전 사회적 차원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를 고민한 독일의 ‘노동4.0’처럼 보다 통합적인 시각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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