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우리말 톺아보기] 프로 야근러와 월급 루팡

입력
2019.11.06 04:40
29면
0 0
야근을 일삼는 직장인을 ‘프로야근러’라고 부른다. 이런 프로야근러는 ‘월급 루팡’ 때문에 생겨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타 가는 직원을 유명한 ‘괴도 루팡’에 비유해 ‘월급 루팡’이라 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야근을 일삼는 직장인을 ‘프로야근러’라고 부른다. 이런 프로야근러는 ‘월급 루팡’ 때문에 생겨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타 가는 직원을 유명한 ‘괴도 루팡’에 비유해 ‘월급 루팡’이라 하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11월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11월에는 주말 외에 따로 쉬는 날이 없다. 일하는 환경은 모두 다르겠지만 직장인들에게 ‘빨간 날’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쉬는 날은 없지만, 직장에서 쓰이는 재미있는 말 몇 가지를 살펴보며 잠시 쉬어가면 좋겠다.

요즘 들어 환경이나 조건이 좋은 것을 강조하기 위해 ‘꿀○○’의 형태로 새로운 말을 만들어 쓰는 경우가 많다. 급여가 높고 근무 조건이 좋은 직장을 이르는 ‘꿀직장’과 같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편하고 안전한 일을 하는 보직은 ‘꿀보직’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힘든 직장 생활을 담고 있는 말도 많은데, 역시나 요즘 여기저기 많이 보이는 ‘프로○○○’의 형태로 야근을 일삼는 직장인을 ‘프로야근러’라고 부른다. 이런 프로야근러는 ‘월급 루팡’ 때문에 생겨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타 가는 직원을 유명한 ‘괴도 루팡’에 비유해 ‘월급 루팡’이라 하는 것이다. 프로야근러들은 이왕이면 ‘직세권’에 살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직장이 인접해 있어 가까운 거리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주거 지역’인 ‘직세권’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출근길 붐비는 대중교통 안에서부터 기운을 다 빼고 오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급식체’라는 말이 있다. 주로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하기 방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세대가 주로 쓴다는 생각으로 붙인 이름일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직장인들이 주로 쓰는 말투나 말하기 방식에는 ‘급여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른다.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직장인들의 ‘넵병’이 급여체 중 한 가지라 할 수 있다.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급여’일 테니, 직장인의 말투를 대표할만한 이름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