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행사서
올해도 소수인종 선수 상당수 불참
한국 동요 ‘아기상어(Baby Shark)’가 4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울려 퍼지며 빅 히트송으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워싱턴 연고의 미 프로야구팀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는 오찬 행사가 이날 백악관에서 열렸다. 내셔널스 선수들은 해병대 군악대의 ‘아기상어’ 연주에 맞춰 야외 오찬장인 사우스론에 등장했다. 아기상어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상어 율동을 따라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아기상어는 2015년 한국의 한 유아 콘텐츠 제작 업체가 북미권 구전동요를 각색한 노래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20주간 머무는 등 동요로서 보기 드물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내셔널스의 헤라르도 파라 선수가 부진을 겪던 지난 6월 이 노래를 자신의 등장 곡으로 바꾼 뒤 내셔널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 지금은 팀의 간판곡으로 자리매김했다. WP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강렬하고 귀여운 노래”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본 행사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내셔널스와 사랑에 빠졌다”라며 “나는 내셔널스의 야구를 훨씬 더 좋아한다”고 축하했다. 이어 “사람들이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그것(내셔널스), 그리고 탄핵”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자신이 민주당 주도의 하원 탄핵 조사를 받는 데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인기 스포츠 리그 우승팀의 백악관 초청 행사는 미국에서 관례적으로 이뤄지는 일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선수 25명 가운데 투수 션 두리틀을 포함한 7명이 불참했다. 이민자 적대정책 등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리틀은 이와 관련 “내가 동의하지 않는 많은 일과 정책이 있다”고 불참 사유를 밝혔다. 두리틀은 평소 아내와 함께 시리아 난민, 퇴역군인, 성소수자 지원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도 초대했으나 소수인종 출신 선수 상당수가 응하지 않았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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