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중 여성ㆍ2030 7명으로 절반… 당에 쓴소리 금태섭도 포함돼
조국 사태를 겪은 더불어민주당이 총선기획단에 여성과 청년 대표성을 강화하고, ‘조국 청문회’때 유일하게 쓴소리를 한 금태섭 의원을 포함시켰다. 총 15명의 위원 중 청년과 여성대표 몫으로 7명을 둬 강조점을 어필했다. 총선의 타깃을 이들에 두면서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최근 초선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으로 시작된 쇄신론이나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불식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4일 윤호중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 소병훈 조직부총장 등 총 15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총선기획단 구성안을 의결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여성ㆍ청년을 대표하는 인물군이 절반가량 된다는 점이다. 위원들 중 백혜련ㆍ제윤경ㆍ정은혜 의원과, 강선우 전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등 5명이 여성 위원으로 참여했다. 20ㆍ30대 청년을 대표하는 위원으로는 장경태 당 전국청년위원장, 프로게이머 출신 유튜버 황희두씨를 비롯해, 여성 위원이기도 한 강 전 교수, 정 의원 등 4명이 포함됐다. 공정과 정의를 가치로 내건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조국 사태를 거치며 돌아선 청년층과 여성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밖에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강훈식 의원, 정청래 전 의원도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유일하게 소신 발언을 한 금태섭 의원이 기획단에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기획단은 이날부터 조직, 재정, 홍보, 정책, 전략 등 산하 단위를 구성해 총선 전략을 짜는 작업에 들어간다.
민주당이 이날 총선기획단 구성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조기 총선 체제’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당 주변을 휘감아 온 ‘쇄신론’은 한풀 누그러진 분위기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정국 해법을 논의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일각에선 이날 의총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쇄신론이 쏟아져 나오는 성토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의총 참석자들은 당이 ‘조국 사태’를 다룬 태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 같은 의견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 요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영진 의원은 “우리가 지난 2달간 ‘침묵의 카르텔’을 했다. 과거 분열 트라우마를 성찰해 나온 현상이지만 당에 바람직하다고 하긴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여권은 가까스로 쇄신론에 대한 내부 역풍을 잠재운 만큼 ‘질서 있는 쇄신’을 위한 자세를 강조하는 표정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경고음이 있을 때 제대로 알아듣자는 의견이 의총에서 나왔다”며 “책임 있게 깊이 성찰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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