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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허들을 넘어서] 폐암 신약물질 도입ㆍ최적화해 1조4000억원 기술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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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허들을 넘어서] 폐암 신약물질 도입ㆍ최적화해 1조4000억원 기술 수출

입력
2019.11.05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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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다국적제약기업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바이오텍이 2023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목표로 삼고 있는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가 ‘레이저티닙’이다. 이 물질은 유한양행이 발굴해 지난해 11월 얀센바이오텍에 1조4,000억원 규모로 수출했다. 3세대 폐암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레이저티닙은 기존 항암제에 대한 내성 때문에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되고 있다.

지난 6월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는 레이저티닙의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레이저티닙을 투여한 환자들 중 암의 크기가 30% 이상 줄어드는 객관적인 반응을 보인 비율이 57%였고, 용량을 늘린 경우엔 60%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임상시험을 이끈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개발 초기 단계 국내 신약의 임상 결과가 종양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직원들이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경기 용인시 기흥구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직원들이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레이저티닙을 비롯해 유한양행이 최근 기술 수출한 여러 가지 신약 후보물질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 추진해온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이다. 기술력 있는 외부 업체와 기술을 공유하고, 강점을 가진 부분에 연구개발을 집중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공동 개발하는 방식이다. 연구원들은 글로벌 최신 동향을 살피면서 유망 기술을 찾아 발로 뛰었고, 경영진은 연구조직을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적인 신약 후보물질은 지난달 27개로 늘었다.

2015년 유한양행이 미국 기업 제노스코로부터 동물실험 직전 단계의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물질 상태를 최적화하고 동물실험을 한 다음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한 건 전형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9년 국내 기업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사들인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YH14618)은 임상시험 2상 단계까지 개발하고 지난해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을 이전했다. 최근에는 유한양행이 자체 발굴한 비알코올성지방간 치료제 후보물질(YH25724)을 국내 기업 제넥신과 함께 개발을 이어가다 올해 7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새로운 기술 확보 기회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와 보스턴에 각각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범위를 세계 시장으로 넓히겠다는 의미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신약개발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명”이라며 “중장기 R&D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연간 R&D 투자 규모는 매출액의 10%를 넘을 전망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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