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세터 이다영. KOVO 제공.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의 세터 이다영(23)은 ‘세파이커’(세터+스파이커) 혹은 ‘세ㄴ터’(세터+센터)로 불린다. 세터로서 세트 능력뿐만 아니라, 공격 본능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이다영은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IBK기업은행 전에서 10득점을 올리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공격으로 4득점(성공률 66.7%), 블로킹으로 4득점을 올렸고 서브로 2점을 보탰다. ‘세터’가 한 게임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한 것은 V리그 여자부 사상 이다영이 처음이다. 세터는 공격 포지션이 아닌 만큼 득점을 내기 쉽지 않다. 지금은 은퇴한 김사니 등 4명이 9점을 올린 적은 있다. 남자부에서는 황동일이 12득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이다영은 “10득점 한 줄 몰랐다. 경기 후에 알았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 KOVO 제공.

왼손잡이 이다영의 ‘공격 본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에도 공격 득점으로만 34점을 올렸다. 지난 2016년 11월 흥국생명 전에서는 아예 오른쪽 공격수로 출전해 4세트 동안 후위 공격 2득점 등 7득점 하며 깜짝 활약한 적도 있다. 3일 경기 3세트에서는 팀 동료 마야의 디그가 조금 길게 올라오자 세트 대신 강스파이크를 상대 코트에 꽂아 넣으며 팀 사기를 끌어 올렸다. 서브 득점도 리그 9위(세트당 0.286개)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팔 스윙을 자랑한다. 올 시즌 이다영과 찰떡 궁합을 선보이며 중앙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양효진은 “우리 팀은 공격수가 6명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세터치고 큰 키(179㎝)와 체공력을 토대로 한 사이드 블로킹 능력도 뛰어나다. 초반이긴 하지만 올 시즌 전문 센터들을 제치고 블로킹 3위(세트당 0.643개)에 올라 있다. 지난달 31일 도로공사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고도 다음 경기에서 블로킹을 4개나 잡아냈다. 이다영은 “부상에 예민한 편이라, 신경을 좀 많이 썼는데, 2세트부터 몸이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영의 본업은 여전히 세터다. 평균 세트성공이 11.07개로, 리그 1위다. 팀 리시브율이 최하위(27.2%)로 매우 불안한데도, 꾸준히 안정적인 세트를 했다. 지난해에도 이 부문에서 단연 1위(11.67개)였다. 특히 올해 국가대표를 거친 뒤 한 뼘 더 성장했다는 평가다. 이다영은 “기량이 늘었다기 보단 요즘 배구가 재미있고, 게임을 할 때 행복하다”면서 “그러다 보니 경기도 잘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좋은 선수라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며 “우리 팀은 물론, 대표팀에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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