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대표, 페이스북 통해 반박
“당내 문제 비판에 내부 총질 운운하는 건 협량정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에 연일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대규모 인적 쇄신과 계파정치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4일에는 “속 좁은 정치를 그만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당의 잘못을 지적하는데 내부 총질이라고 비난하는 행태가 옹졸하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하는 것이 지난 (2018년 6ㆍ13) 지방선거 때 당신들이 말한 보수의 품격정치냐”고 비난했다. 그는 “제발 정신 차리고 국민들을 보고 정치하라. 우리 편만 보고 정치하는 속 좁은 정치는 이제 그만 두라”고도 했다.
이는 당에 쓴 소리를 하고 있는 자신을 불편해 하는 당 분위기에 일침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내가 당내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밖에서 보는 일반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내부 총질 운운하는 것은 당원들에게 협박이나 하는 협량(옹졸함)정치에 불과하고 비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문재인식 정치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의원이나 일부 친박들이 내가 말한 위장평화, 경제폭망 등을 막말로 몰아붙이면서 지독한 내부 총질을 했다”며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그 말이 막말이더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볼 것 다 해본 내가 무엇을 바라고 눈치나 보면서 말조심하고 정치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당이 가장 먼저 탈피해야 하는 것은 레밍(자신이 속한 무리나 우두머리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집단행동) 정치”라며 “친이, 친박 양 진영에 몸담지 않으면 공천이 보장되지 않으니 모두가 레밍처럼 한쪽 진영에 가담해 맹목적으로 수장을 따라 가는 무뇌정치 시대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 초년생을 데리고 와서 그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그렇게도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 싶으냐. 이제 카리스마조차 없어진 마당에 계파정치가 계속될 것 같으냐”며 황교안 대표와 그 지지 세력을 공격했다.
2일에는 “박근혜 정권을 망하게 하고도 책임감 없이 숨 죽이고 있다가 이제야 나서서 야당의 주류로 행세하는 그들로는 총선 치르기 어렵다. 절반은 쇄신하고 정리하라. 그래야 야당이 살아난다”며 대규모 인적 쇄신을 주문했다. 1일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황 대표가 방송에서 색소폰을 연주한 것을 두고는 “최근 헛발질이 계속돼 답답한 마음에 오늘 처음 포스팅한다. 색소폰은 총선 이기고 난 뒤 마음껏 부시라”고 꼬집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