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의 항공촬영 용역 입찰과정에서 수년간 담합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업체들이 수천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새한항업과 한국에스지티, 동광지엔티 등 7개 업체 상고심에서 각 벌금 3,000만~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새한항업 임원 윤모씨는 원심 선고대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네이버시스템 등 4개사는 상고를 포기해 2심에서 벌금형이 확정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2009~2013년 국토지리정보원이 지도제작을 위해 발주한 총 계약금액 360억원 규모 항공촬영 용역 입찰 37건에 참여해 누가 낙찰을 받든 공동으로 용역을 수행하기로 사전 합의한 혐의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3월 14개사를 적발해 과징금 총 108억2,200만원을 물리고 이 가운데 11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업체들은 항공촬영사업은 면허를 가진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등 그 자체로 제한적인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입찰 담합으로 경쟁 제한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공공입찰제도를 악용해 입찰담합을 해 자사의 경제적 손실을 회피,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며 11개사에 벌금 3,000만~1억5,000만원을, 함께 기소된 업체 임직원 6명엔 징역 10월의 실형 또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했다.
2심은 네이버시스템과 한양지에스티를 제외한 9개 업체에 대해선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500만~7,000만원을 감경한 벌금 2,500만~8,000만원을 선고했다.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한 임직원 3명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이 중 7개 업체, 임원 1명이 양형부당이나 관련 법리 오해를 이유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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