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관련 미국에서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무역전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서명식 장소를 둔 미중 간 새로운 기싸움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통신과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상황에 대해 “진전이 있다”며 “먼저, 나는 합의를 원한다. 내게 회담 장소는 꽤 쉬울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선 우리가 합의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만약 합의가 성사된다면 회담 장소 결정에는 아주 쉽게 이를 것”이라며 “미국 내 어딘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가 된다면 서명 장소는 반드시 미국이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미중 양국은 지난 달 10~11일 워싱턴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1단계 합의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고, 이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를 겪고 있는 칠레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하면서 미중 간 서명식 장소도 졸지에 다시 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은 서명식 장소와 관련 명확한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다만 두 나라가 총력을 쏟아온 무역전쟁의 첫 합의 장소가 미국이 될 경우 중국으로선 한 수 접어주는 모양새를 감수해야 한다. 서명식 장소를 둔 양국 간 협상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1단계 합의 진행 상황과 관련 “우리는 좋은 상태에 있다. 우리는 좋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그것(합의)이 이뤄질 수 없는 자연적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기업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부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가 “매우 빨리 있을 것”이라며 260건의 특별승인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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