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독, 민주당 국방안보위 부위원장 출신
앞서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 의원도 영입
수권정당, 대안정당 이미지 구축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이병록 예비역 해군 준장(제독)이 정의당에 둥지를 틀었다. 정의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격적인 인재영입으로 ‘대안정당’ 내지 ‘유력정당’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이 제독은 36년간 영해를 지킨 관군(官軍)으로, 전역 후 7년간 평화ㆍ통일 관련 시민단체를 이끄는 의병으로 활동했다”며 “제독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당은 병사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갑질을 수시로 일삼았던 박찬주 예비역 대장을 영입하려다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영입 자체를 철회한 바 있다”고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제독은 해군사관학교 36기로 충남함(1500톤급) 함장, 교육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유라시아평화의길 공동대표, 덕파통일안보 연구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등 시민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민주당 부산시 안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앞서 1일에는 이자스민 전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직접 이 전 의원을 만나 영입 의사를 타진했고, 이 전 의원이 응답하면서 입당이 이뤄졌다고 한다. 필리핀 출신인 이 전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당시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이 전 의원이 ‘이주 여성ㆍ아동’ 문제에 상징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한국당이 기존 인재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 민주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소수자를 대표해야 한다는 진보적 가치를 놓쳤을 뿐 아니라 사회의 아젠다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치조직인 ‘정당’으로서도 아쉬운 일”이라고 썼다.
정의당이 민주당ㆍ한국당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 인재 영입에 나선 배경은, ‘대안정당’ 내지 ‘유력정당’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소수자인 김조광수 감독, 장애인 인권활동가인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을 영입하는 등 ‘진보 가치’ 본연에 충실한 인재영입도 시도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병록 제독은 평화ㆍ통일 운동을 오래해 정의당의 가치와 맞닿아 있으면서 국방ㆍ안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며 “정의당이 외연을 확대해 수권 능력을 갖춘 유력정당으로의 모습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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