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가 최근 자사 플랫폼을 통해 임대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주택에서 핼러윈 파티 도중 총격 참사가 벌어져 5명이 숨지자, 향후 ‘파티 하우스’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미 오래전부터 에어비앤비 임대 주택에서 대형 파티와 관련한 각종 소란과 사건 사고가 발생했던 터라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자사의 자체 위험 평가 소프트웨어가 ‘고위험 예약’이라고 식별한 건에 대한 수동 심사를 확대하고, 자사의 파티 하우스 금지 조치를 따르지 않는 고객들은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집주인의 사전 동의 없이 벌어진 파티에 대해 불만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신속 대응팀’도 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핼러윈 당일인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교외의 오린다의 방 4개짜리 주택에서는 ‘미승인 파티’가 벌어졌다. 100여 명의 사람들이 한창 파티를 벌이던 오후 10시 50분쯤 갑작스러운 총격 사건이 벌어졌고, 10대와 20대 청년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아직 체포 용의자는 없으며, 해당 주택에서 총 두 정만 발견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취재원은 AP에 “집주인은 핼러윈 당일에 1박 예약이 들어온 것을 보고 미심쩍어 했고, 고객에게 어떤 파티도 안 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 고객은 집주인에게 가족 십여 명이 산불로 인한 연기를 피하려 빌리는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주 오린다 인근 소노마 카운티에서는 대형 산불인 ‘킨케이드 화재’가 발생했었다.
문제는 에어비앤비 임대 ‘파티 하우스’에서의 사건 사고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초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힐 디스트릭트에서는 한 임대 주택에서 졸업 파티가 벌어지던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또 9월에는 로스앤젤레스 아시엔다 하이츠 지역의 파티 하우스 인근에서 두 번의 총격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1명이 죽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에어비앤비는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우리 공동체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도 “지금껏 5억명 이상의 고객이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했지만, 부정적인 사건들은 손에 꼽힌다”고 밝혔다. 집주인들에게 ‘파티 불가’를 플랫폼 소개글에 명시하라고 조언하고, 에어비앤비 숙소 인근 주민들이 불만 사항을 접수할 수 있는 링크를 만드는 정도가 다였다.
그랬던 에어비앤비가 이번에는 하루 반 만에 여러 대응책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내년 주식 상장을 앞두고, 평판이 깎일 것을 우려해 급히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여행산업전문지 ‘스키프트’는 “에어비앤비의 이번 대응은 때늦은 감이 있고 강도가 약한데다 2020년 상장을 앞두고 자사의 명성만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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