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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일보문학상] 10편 중 9편… 올해도 매서웠던 여성작가 바람

입력
2019.11.04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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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2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작품 10편 선정 

2019년 제52회 한국일보 문학상 후보작
2019년 제52회 한국일보 문학상 후보작

2019년 제52회 한국일보문학상 후보작으로 10편이 선정됐다. 후보작은 공선옥 작가의 ‘은주의 영화’(작가명 가나다순), 김금희 작가의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백수린 작가의 ‘친애하고, 친애하는’, 윤이형 작가의 ‘작은마음동호회’, 임솔아 작가의 ‘눈과 사람과 눈사람’, 정소현 작가의 ‘품위 있는 삶’, 조해진 작가의 ‘단순한 진심’, 최은미 작가의 ‘어제는 봄’이다.

한국일보문학상은 1년간 출간된 한국 소설 중 문학적 성취가 가장 뛰어난 동시에 한국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선도할 수 있는 작품에 수여된다. 심사 대상 기간인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출간된 한국 소설은 모두 1,262편이다. 이 중 개정판과 앤솔로지, 청소년소설, 라이트노벨 등을 제외한 소설집과 중편소설, 장편소설 단행본 152편이 예심에 올랐다. 올해 심사위원인 소설가 은희경, 전성태, 편혜영, 문학평론가 김형중, 강지희, 박혜진, 시인 오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열린 예심을 통해 10편을 선정했다.

올해도 예년처럼 여성작가 강세가 이어졌다. 본심에 오른 10편 중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제외하고 9편이 여성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해는 본심 진출작 10편 중 7편이, 2017년에는 10편 중 8편이 여성 작가의 작품이었다. 단순한 성별 분포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문학의 주제의식도 더욱 선명해졌다. ‘작은마음동호회’나 ‘눈과 사람과 눈사람’처럼 성폭력 피해자 연대나 문단 내 성폭력을 직접적으로 다룬 소설도 눈에 띈다. 가족 안에서도 어머니와 외할머니로 이어지는 계보를 들여다본 백수린 작가와 최은미 작가의 작품 역시 주목할만한 여성 서사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독자들의 분포까지 고려한다면, 현재 한국 소설은 여성들이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고 분석했다.

제52회 한국일보 문학상 후보작
제52회 한국일보 문학상 후보작

2편이 본심 후보작에 이름을 올린 현대문학 ‘핀시리즈’(‘친애하고, 친애하는’ ‘어제는 봄’)를 비롯해 미메시스의 ‘테이크아웃 시리즈’, 아르테의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등 출판사들의 경장편 시리즈들이 올해 한국 문학을 풍성하게 했다. 특히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에 실린 소설을 출간하는 출판사 현대문학의 ‘핀시리즈’는 심사 대상 기간 동안 총 10편의 한국 소설을 선보이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장편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경장편이 주를 이루는 최근 한국 문학의 경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장편에 비해) 길이가 짧은 경장편을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예심회의에서 나왔다.

가장 이례적인 후보작으로는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꼽혔다. 2017년 한국과학문학상으로 등단한 장르 작가이자 올해 첫 책을 낸 신인 작가의 데뷔 작품이 심사위원 다수의 지지를 받으며 본심에 오른 것 자체가 눈부신 성과라는 평이다. 작년 본심 후보작이었던 ‘여름, 스피드’의 김봉곤 작가와 함께 한국 퀴어소설의 새로운 계보를 만들어낸 박상영 작가와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준 김금희 작가 역시 각각 2, 3편씩을 예심 후보작에 올리며 한국 문학 부흥에 기여했다는 평을 들었다.

이 외에도 “삶의 영역 안에서 소외의 감각과 윤리의 문제를 탐색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방식이 기존의 ‘문학적’인 것들과 비교해 훨씬 자유롭고 다양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인칭 서사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오랜 시간 완성도 있게 모인 정갈한 단편집들이 대거 출현했다”, “형이상학적이거나 관념적이거나 실험적인 작품들보다는 생로병사, 먹고 사는 일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전 시기의 타자 윤리나 공동체 윤리에 비해 ‘자기 윤리’(타인에 대해 나는 윤리적인가)에 더 천착하는 모습들이 많이 발견된다”는 평가들도 나왔다.

한국일보문학상 예심을 통과한 10편의 주요 내용과 특징은 7일부터 한국일보 지면에 소개된다. 소개 순서는 작가명 가나다순이다. 단, 필자 사정상 조해진 작가가 정소현 작가보다 먼저 소개된다. 본심을 거쳐 최종 수상작은 이달 하순 발표된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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