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힘들다”…민주당 청년대변인 ‘김지영 논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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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도 힘들다”…민주당 청년대변인 ‘김지영 논평’ 논란

입력
2019.11.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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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종화 청년대변인 “‘82년생 장종화’ 만들어도 똑같을 것” 

 당 안팎 비판 이어 온라인에서도 논란 가열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이 영화 ‘82년생 김지영’ 관련 ‘남성도 차별을 받는다’는 취지의 논평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장종화 청년대변인은 지난달 31일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논평을 내고 “영화의 존재 자체가 소위 ‘페미니즘’의 상징이 되고 공격이 됐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들여다봐야 할 문제는 그 지점이 아니다”면서 “거꾸로 ‘82년생 장종화’를 영화로 만들어도 똑같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촉발시켰다. 장 대변인은 김영호 민주당 의원의 비서관 출신으로 장영달 전 의원의 아들이다.

장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지영이 겪는 일들을 일반화 할 수는 없다. 이 사회의 모든 여성이, 특히나 영화의 제목처럼 82년생 여성이 모두 김지영의 경험을 ‘전부’ 공유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김지영이 겪었던 일 중에 한 두 가지는 우리 모두 봤거나, 들었거나,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으로서 자신이 겪은 차별을 열거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이 남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단순히 숙제 하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스윙 따귀를 맞고, 스물둘 청춘에 입대하여 갖은 고생 끝에 배치된 자대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있는 욕 없는 욕은 다 듣고, 키 180 이하는 루저가 되는 것과 같이 여러 맥락을 알 수 없는 ‘남자다움’이 요구된 삶을 살았다”고 설명했다.

장 대변인은 그러면서 “영화는 ‘이렇게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점을 보여준다. 김지영을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성별과 상관없이 우리가 얼마나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며 살아왔나 하는 점”이라며 “김지영 같은 ‘세상 차별은 혼자 다 겪는’ 일이 없도록 우리 주변의 차별을 하나하나 없애가야 할 일이다”라고 논평을 마무리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같은 논평을 두고 같은 당 안팎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관악갑 대학생위원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차별을 대하는 시선에서 명백한 한계를 드러낸다”면서 “‘멀쩡히 직장을 다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둔’ 것과 ‘육아휴직의 빈 자리에 대한 부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처지가 마치 동등하게 힘든 일인 것처럼 병치시켜놨지만 사실은 동일하게 볼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경력단절을 강요 받은 후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는 반면, 남성은 그래도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유지하고 사회적 자아를 실현한다. 이 둘의 처지는 결코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강민진 정의당 청년대변인도 “여성인권에 관한 영화를 두고 여당 대변인이 낸 논평이 고작, 남자도 힘들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라니. 소위 청년세대의 젠더 갈등을 향한 민주당의 정치적 스탠스가 이런 거라면 너무 암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부장제는 남성에게도 해로운 게 맞다. 특히 ‘정상적 남성’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소수자 남성들은 차별과 혐오를 겪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도 차별 받는다’ ‘여자나 남자나 똑같이 힘들다’는 말이 맞는 말이 되는 건 아니다”면서 “여성을 차별하고 착취함으로써 남성이 기득권을 누리는 세상이란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이 논쟁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tr*****)은 “여성 인권 문제를 다루는 영화를 놓고 ‘남성도 차별 받는다’는 논제에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고, 다른 누리꾼(jj******)도 “공적인 자격으로 편견에 사로잡힌 사견을 올려서 갈등을 부추겼다. 당 차원에서 그냥 넘어가선 안될 문제”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청춘 남녀가 모두 힘든 시대라는 데 어디가 논란거리인지 모르겠다”(ch*****), “같은 말이라도 여자가 아닌 남자가 하면 비판하는 이분법적 사고”(sl*****)라며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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