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명단 제외… 2개월째 미뤄진 벨기에 데뷔전
감독 “과거의 꿈에서 깨고 현재에 투자하라” 조언
이승우(21ㆍ신트트라위던)에겐 너무나 혹독한 가을이다. 이탈리아에서 벨기에 무대로 이적한지 2개월이 지났지만, 데뷔전은 여전히 요원하다.
이승우는 소속팀 신트트라위던(STVV)이 2일(한국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발표한 오스텐데와의 2019~20 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 13라운드 원정 경기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8월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를 떠나 벨기에로 무대를 옮긴 이승우는 세 달이 가까워지도록 단 한 번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소집 명단에조차 한 번도 든 적이 없다.
이런 이승우의 모습은 스페인의 명문 바르셀로나 유스팀 소속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 받았던 과거와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승우는 유스 시절 ‘코리안 메시’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바르셀로나 1군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이승우의 시련은 계속됐다. 이승우는 2시즌간 리그 37경기 2골2도움에 그쳤다. 다시 충분한 출전 기회를 받기 위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벨기에로 이적했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적 후 2개월 이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면서 팀 내 입지와 관련해 여러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이승우가 계속 결장하자 현지에서는 그의 훈련 태도를 문제 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마르크 브라이스 STVV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헨트와의 경기 후 “나에게는 스물 아홉 명의 선수가 있고, 누굴 출전 시킬지 선택해야 한다. 훈련에서 보인 모습에 따라 선택을 내린다”면서 이승우에게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 현재에 더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으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승우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건 리그에서 꾸준하게 출장하며 활약 중인 K리그 울산의 이동경(22), 발렌시아의 이강인(19) 등이다.
한편 K리그1 인천에 몸담았던 박항서 감독의 제자 응우옌 콩푸엉(24) 역시 STVV의 이번 원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콩푸엉의 상황이 이승우보단 낫다. 콩푸엉 역시 7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입단 2경기 만에 교체로 2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나머지 경기에서도 컵대회 포함 4차례 18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승우보다 입지가 낫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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