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크룩스 평양 주재 영국대사가 2일 공개한 금강산 관광지 방문 사진.

북한은 외부 세계에는 여전히 폐쇄적인 ‘동토의 나라’다. 그런데 이 북한을 소개하는 가장 믿을만한 매체로 평양 주재 서방 대사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영국, 스웨덴 등의 대사들이 SNS를 통해 북한 내부 소식을 외부에 적극 알리고 있으며, 일부는 북한에 대한 외부세계의 억측이나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다. 그는 지난해 12월 평양으로 부임한 뒤 거의 매일 ‘트위터’에 다양한 글과 사진,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날도 최근 북한 정권이 한국이 구축한 건축물 철거를 주장해 파장을 낳은 금강산 관광지 방문 소식을 사진과 함께 게시했다.

한국어 등 5개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크룩스 대사는 산책과 결혼식, 운동하는 평양 시민들의 일상에서부터 농촌의 모내기 및 추수 장면, 각종 상점에 진열된 새 상품 등을 트윗하고 있다.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 않은 미국을 대신해 북미관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해온 스웨덴의 요아킴 베리스트룀 대사도 북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지난 9월 평양에 부임했는데, 역시 ‘트위터’를 통해 로켓과 탱크로 만든 어린이 놀이터, 결핵요양원, 혈전증에 특효가 있다는 ‘혈궁불로정’ 약품 등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개하고 있다. VOA는 이에 대해 ‘일본 도쿄대학 근대아시아 역사학박사 출신답게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북한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현미경처럼 자세히 들여다 보는 사진과 글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콜린 크룩스 평양 주재 영국대사가 지난 7월 공개한 후지모토 겐지 씨와 찍은 사진.

서방 대사들의 트윗은 정보가 극도로 통제된 북한에 대한 소식을 외부에 신속하게 알리는 언론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베리스트룀 대사는 무관중ㆍ무중계로 논란이 커진 월드컵 축구 남북 예선전 모습을 트위터에 올려 텅 빈 김일성경기장의 모습과 거친 경기 장면의 일단을 외부세계에 알렸다. 일부 소식은 북한에 대한 외부 세계의 잘못된 시선을 교정하는 역할도 한다. 크룩스 영국대사는 지난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직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씨와 평양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 겐지씨가 실종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근거 없는 소문임을 확인시켰다.

VOA는 서방국가 대사들은 외교특권 때문에 일반 외국인과 달리 이런 트윗을 좀 더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이런 활발한 트윗으로 크룩스 대사를 따르는 팔로워는 7,000명을 넘어섰고 베리스트룀 대사 팔로워도 최근 급증해 1,20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평양에 주재하는 상당수 나라 대사관은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등 일부는 자국 정책을 홍보하거나 평양을 방문하는 관리들 소식으로 트윗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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