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 후 보수ㆍ진보 시선 180도 달라져
지난 7월 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한민국을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라놨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윤석열 총장의 ‘다음 스텝’이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윤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것은 7월 25일이었다. 출발은 순탄했다.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이끌었다. 적폐청산의 영웅이었다. 임명식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그를 “우리 윤 총장님”이라 불렀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자세’를 주문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취임 한 달만에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이자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혔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눴다. 그를 향한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격려하던 여권은 비난을, 비난하던 야권은 격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치적 논란과는 별도로 윤 총장의 수사 스타일에 대한 비난은 검찰 개혁 요구로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이 지명된 지 10여일 만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고, 인사청문회 당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당사자에 대한 조사 한번 없이 전격 기소했다. 부적격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라 해도 대개는 국회 청문 절차가 끝난 뒤 진행되던 과거 사례와 완전히 달랐다. 윤 총장이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부인, 동생, 5촌조카, 아들, 딸에다 노모까지, 조 전 장관 일가 전체를 수사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한 먼지떨이식 수사”라는 비판도 더해졌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은 조 전 장관과 검찰개혁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발족시킨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 한 달간 검찰개혁안을 6차례나 냈다. 윤 총장은 이보다 한차례 더 많은 7차례에 걸쳐 검찰개혁안을 내놨다. 두 사람의 개혁 경쟁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수사의 정당성을 위한 명분 싸움”이라는 냉소도 나왔다.

이런 논란은 5촌조카, 부인, 동생 등 조 전 장관 일가가 연이어 구속되면서 어느 정도 사그라든 상태다. “범죄 정황이 있으니 수사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는 검찰의 항변을 법원이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어서다.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코오롱의 ‘인보사’ 의혹 사건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조 전 장관 본인이 개입한 권력형 비리가 명쾌하게 드러났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지을 때 검찰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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